▲ 동국대 국제선센터장 수불스님이 27일 서울 중구 동국대 중강당에서 ‘세계 속의 선불교’를 주제로 열린 제5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서 ‘화두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세계 속의 선불교’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마치 독한 개가 한 번 꽉 물면 이빨이 빠지든 목이 끊어지든 놓치지 않는 것처럼, 끈질기게 화두(지혜를 갈고닦기 위한 질문) 의심을 지어나가야 한다.”

동국대 국제선센터장 수불스님이 27일 ‘세계 속의 선불교’를 주제로 열린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간화선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북방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으로, 간화선 수행의 전통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수불스님은 ‘화두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참선하는 사람에게 가장 요긴한 것은 ‘활구 들고 의심하느냐?’라는 것”이라며 “만일 의심이 일어나지 않고 공안(석가모니의 말과 행동)만 외우고 있으면 그것은 사구(死句)가 돼 다른 사람은 물론 스스로도 제도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자비는 스스로 간절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복”이라며 “참선은 머리에 활활 타는 화로를 이고 있는 것처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사문제가 급하고 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스님은 “간절해지기만 하면 잡념이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 올 수 없고, 안에서 마장(일의 진행에 나타나는 뜻밖의 방해)이 일어나더라도 문제 삼을 것이 없다”며 “천군만마 속에 단기필마로 쳐들어간 장수가 일대 천, 일대 만을 상대로 싸울 때 다른 생각할 틈이 없는 것과 같이 간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화두는 일주일이면 일주일, 아무리 길어도 한철 이내로 기한을 딱 정해놓고 맹렬하게 잡들어서 끝내버려야 한다”며 “수행이랍시고 허망하게 앉아 시간만 보낸다면, 그것이 어찌 역대 조사(祖師, 학파의 창시자)들이 일러주신 지름길이겠느냐”고 되물었다.

▲ 동국대 국제선센터,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가 27일 서울 중구 동국대 중강당에서 ‘세계 속의 선불교’를 주제로 제5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삼귀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제1회 수불학술상 수상 논문과 함께 간화선 관련 다양한 논문들이 소개됐다. 박재현 동명대 교수와 동국대 정운스님 등 국내 학자들을 비롯해 미국의 마크 블럼, 호주의 로버트 셔, 인도의 라트네시 등 저명한 국외학자들이 발표를 맡았다.

또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내외학자 및 외국인들 약 80여명이 백담사에서 5박 6일의 일정으로 간화선을 직접 실참하는 수행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간화선 실참 후에는 봉암사 적명 수좌스님과 석종사 혜국스님을 방문해 외국인 수행참가자들에게 한국 정통 간화선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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