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이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로 직무에서 제거된 주교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26일(현지시간) 교황청은 성명에서 “강제로 제거된 원저우시의 피터 샤오주민 주교가 처한 개인적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관찰하고 있다”며 “원저우 가톨릭 공동체와 그의 친지는 그가 제거된 경위와 그가 어디에 잡혀 있는지 등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샤오주민 주교는 지난해 9월 중국 동남부 저장성 원저우 교구장인 주웨이팡 주교가 사망한 뒤 로마교황청에 의해 후임 교구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그를 교구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교황청 소속 아시아뉴스는 샤오주민 주교 실종 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그를 공산당이 통제하는 천주교애국회 가입하라고 설득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교황청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이번 일과 다른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는 점에 실망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중국은 공산체제가 들어선 1951년 교황청과 단교했다. 중국 정부는 공산당이 운영하는 천주교애국회를 설립하고, 사제 서품을 단독으로 진행해 주교 임명권을 둘러싸고 교황청과 갈등을 빚어왔다.

교황청은 “샤오 주교가 가능한 한 빨리 교구로 돌아와 평온하게 사목을 할 수 있길 바란다”며 “모든 사람에게 샤오 주교와 중국 가톨릭교회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주중 독일대사가 지난 20일 중국 당국에 천주교 주교의 석방을 요구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가 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저장성 원저우시의 샤오주민 주교가 최근 당국에 의해 4차례에 걸쳐 불특정 장소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클라우스 대사는 “샤오 주교의 이동의 자유가 전적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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