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부통령이 대통령 취임…내년 대선 실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와병 중이던 나이지리아의 우마르 야라두아(58)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대통령궁이 이날 밝혔다.

올루세군 아데니이 대통령궁 대변인은 야라두아가 이날 오후 9시께 숨졌으며 영부인 투라이가 임종을 지켰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아데니이 대변인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지 않았으며 무슬림인 야라두아 대통령의 시신이 6일 그의 고향 카치나에 안치되고 이후 7일간 국가 애도기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야라두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4일 급성 심막염 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병원에 입원했으나 당시 굿럭 조너선 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권력을 이양하지 않아 국정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조너선은 지난 2월9일에 의회에 의해 대통령 직무대행으로서 권력을 이양받았지만 의회는 야라두아의 병세가 호전될 경우 대통령직에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야라두아는 지난 2월24일 귀국했지만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거나 대통령직에 복귀하지는 않았다.

야라두아가 사망하면서 헌법에 따라 그동안 대통령 직무대행이었던 조너선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야라두아의 임기가 종료되는 2011년 4월에는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이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야라두아의 유고가 길어지면서 대선을 앞당기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던데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일정을 1월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대선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1951년 나이리지아 북부 카치나의 유서깊은 정치인 가문에서 태어난 야라두아는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하고 카치나의 한 대학에서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으며 카치나 주지사로 정계에 입문한 뒤 지난 2007년 대통령직에 당선됐다.

당시 그의 당선을 둘러싸고 부정 선거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그는 1960년 나이지리아 독립 이래 민간인으로부터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첫번째 민간인 대통령이자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첫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재임 기간에 부정축재를 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도록 취임하면서 재산 내역을 공개한 나이지리아의 첫번째 대통령으로 청렴성을 강조하면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는 여전히 척결되지 않고, 전력 공급을 확대하고 선거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선거 공약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기독교계가 장악한 남부와 무슬림이 장악한 북부 지방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해 올해 초에도 종교분쟁으로 500여명 이상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야라두아는 아프리카 주요 산유국인 나이지리아 남부의 유전지대 니제르 델타 지역에서 반군의 무장 활동을 종식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 최대 반군단체인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은 이 지역에서 석유시설을 파괴하고 석유회사 직원들을 납치하는 등 공격을 계속하면서 석유 생산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해왔다.

MEND의 공격과 치안불안으로 니제르 델타에서의 원유 생산량이 줄면서 나이지리아의 산유량은 하루 약 100만 배럴가량 격감했고 현재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고 산유국 지위를 앙골라에 넘겨준 상황이다.

이에 야라두아는 지난해 MEND와 공식적인 평화협상을 추진하며 투항하는 반군들을 사면하겠다고 약속해 니제르 델타 일대 반군 8천여명 이상이 투항하기도 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야라두아를 애도하는 성명을 내고 "나이지리아 평화유지 노력에 대한 지지와 아프리카 일대의 반민주주의적 행위에 대한 강한 비판을 통해 아프리카의 평화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애썼다"고 추모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