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최태원, 박 전 대통령 재판 증인 출석
2016년 2월 독대 당시 상황 진술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가석방을 부탁했고 박 전 대통령은 SK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고 진술했다.

최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 2016년 2월 16일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 진술했다.

이날 재판과정에서 나온 검찰의 질문과 최 회장의 답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얼마를 출연했느냐’ 물었다. 안 수석이 ‘111억원을 지원했다’고 답하자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도 두 재단에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최 회장은 면담 중에 박 전 대통령에게 규제 프리존, 중국 단둥 경제특구, 에코시티 등 사업육성을 위한 여러 안건을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규제 프리존, 단둥, 미르 등에 대해서는 안 전 수석 수첩에 적혔고, 최 회장이 면담 후 내용을 알린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 수첩에도 비슷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최 회장은 면담 4일 전에 안 수석으로부터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한 연락을 받고 임원들과 사전에 면담 준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저는 잘 지내는데 집이 편치 않다. 동생이 나오지 못해 조카 볼 면목이 없다’며 에둘러 가석방 얘기를 꺼냈다”며 “동생 가석방 청탁이 부담스럽고 (최 회장의) 이혼 문제가 불거져 박 전 대통령이 안좋게 생각할까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밖에 면담 자리에서는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면세점 사업권 등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고 최 회장은 밝혔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면세점 사업권에 대해서는 ‘절차상 문제와 제도 개선 방안 마련 중’이라고 말했고, CJ헬로비전 인수합명에 대해선 별다른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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