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당 1A호 주곽(우)과 부곽(좌)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경산에서 5~6세기 신라 지방(옛 압독국 지역)의 지배층 추정 고분이 발굴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경산시(시장 최영조)와 (재)한빛문화재연구원(원장 김기봉)이 발굴조사 중인 경북 경산시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 내 ‘임당 1호분’ 발굴조사에서 매장 당시의 복식을 그대로 갖춘 옛 압독국 지역의 지배층 무덤이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압독은 경산지역에 자리하고 있던 진‧변한(辰弁韓) 소국 중의 하나이다.

이 무덤에는 은제허리띠, 순금제의 가는 고리 귀걸이 등 최고 지배자를 상징하는 금공품을 착용하고 머리를 동쪽으로 향해 누운 주인공이 확인됐으며, 주인공 발치에서는 순장자로 추정되는 금제 귀걸이를 착용한 어린아이 인골 1점과 또 다른 인골 1구도 확인됐다.

▲ 임당 1A호 뚜껑홀 노출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사적 제516호로 지정된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은 삼국 시대 신라의 지방 세력이 축조한 고총으로 구성된 고분군으로, 1982년 임당동의 고총과 1987년 조영동의 고총이 발굴되면서 문헌 기록에 단편적으로 나오는 압독국 지역에서 세를 이루던 지배층 무덤임이 밝혀졌다.

지난해부터 임당 1호분에 대한 구조와 성격을 밝히고 정비복원을 목적으로 한 학술발굴조사가 시작됐으며,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임당동 구릉의 말단부에 자리한 임당 1호분은 5기 정도의 묘곽이 연이어 축조된 연접분(하나의 무덤을 축조한 다음 이어서 다른 무덤을 축조해 봉분을 이어 나간 무덤)으로 하나의 동산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임당 1A호 주곽 출토유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고분 정상부에 있는 당목으로 인해 전체 고분의 절반 정도만을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의 으뜸덧널(主槨)과 딸린덧널(副槨)로 구성된 소위 주부곽식(主副槨式)의 암광목곽묘(岩壙木槨墓) 2기(1A호/1B호)가 드러났다. 암광목곽묘는 암반을 파내어 무덤구덩이를 만든 후 시신과 유물을 부장하기 위한 나무덧널을 내부에 축조하고 봉분을 씌운 무덤형태를 말한다.

이 가운데 먼저 축조된 1A호는 다행히 도굴의 피해를 입지 않아 매장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고분은 토기류 등의 유물양상으로 보아 5세기 말 또는 6세기 초에 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발굴된 임당 1A호분은 도굴되지 않고 고분 축조당시의 유물 부장상태 그대로 조사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양한 종류의 금공품과 토기자료, 어린이 순장인골 확인 등을 통해 삼국 시대 상장례와 순장풍속 등 고분문화와 지역 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발굴조사 현장 공개는 23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문의는 경산시청, (재)한빛문화재연구원으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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