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사무처를 막아놓은 테이블과 의자들. ⓒ천지일보(뉴스천지)

학생들 거부에도 이규학 이사장 재선임
총장 선출 앞두고 ‘학생-이사회’ 기싸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감신대 학내가 어수선하다. 이규학 이사장의 재선임이 결정된 다음 날인 21일 찾은 감신대는 학생들의 주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담긴 메시지들로 가득했다. 전날 이규학 이사장의 재선임 소식과는 극렬한 대비를 이루는 문구들이 주를 이뤘다.

법인사무처 입구는 ‘이규학 퇴진’ ‘총장 선거 학생참여 보장’ ‘감신대 적폐 청산’ 등 문구와 함께 테이블과 의자가 엉킨채 사람 키를 넘는 높이로 쌓아진 채 방치됐다. 본관 로비 십자가 위쪽으로는 ‘이사회 총사퇴’ ‘이규학은 또 사퇴하라’라며 학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이규학 이사장에게 묻는 학생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이규학 이사장 직무대행은 지난 20일 열린 감신대 이사회에서 재선임이 결정됐다. 이사회는 학생들의 반대를 피해 학교가 아닌 서울 강남 한 호텔에서 회의를 열었다.

▲ 고공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감신대 십자가 종탑.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사회는 이규학 이사장에 대한 반감이 심한 학생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사실 이 이사장은 지난 2015년에도 독단적인 학교운용과 도덕성 등 문제가 불거져 학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으로 이사장직을 사임한 바 있다. 학생들은 독점의혹과 막말 논란으로 고공농성과 수업거부 사태까지 불러왔던 이규학 전 이사장이 이사장직무대행직에 오른 것을 용납할 수 없었고, 그동안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이종화 학생은 단식투쟁을 하다가 병원에 실려 갔으며, 백현빈 학생은 현재 감신대 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이규학 이사장에 대한 사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학교 본관의 십자가 위에 내걸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처럼 강한 반대에 부딪히는 인사가 2년만에 이사장직무대행이 아닌 이사장직에 선임돼 다시 학생들 앞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변이 없는 한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3일 총장선출을 놓고도 학생들과 지도부의 이견차가 좁혀질 수 있을지 관건이다. 지도부 구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학생들은 총장직선제를 주장하고 있으며 학교 측에서는 수용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총장 후보 선출에 대해서도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어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요구가 담긴 메모지.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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