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현지시간) 밀라니 신부의 묘소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2차 대전 직후 사회 정의와 평등을 부르짖으며 빈자들을 위해 헌신한 프리모 마촐라리(1890∼1959년) 신부와 로렌초 밀라니(1923∼1967년)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경의를 표했다. 신부들은 2차 대전 직후 당대 주류 가톨릭교회로부터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교황청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크레모나 인근의 마을 보촐로를 방문해 프리모 마촐라리(1890∼1959년) 신부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마촐라리 신부는 2차 대전 당시 성직자로서 게릴라에 가담했던 인물이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평생을 바쳤으나, 당대의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급진적으로 비춰진 그의 강론은 당시 가톨릭 주류 교단의 노여움을 샀고, 그 결과 교구 밖에서의 설교를 금지당했다. 또한 일부 저서는 금서로 지목되는 등 살아생전에 교단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고 배척당했다.

교황은 “마촐라리 신부는 이 세상의 운명은 주변부에서 결정된다고 믿고 있었다”며 “오늘 여정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들을 위한 헌신에 있어 뚜렷한 흔적을 남긴 두 교구 신부들의 발자취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교황은 피렌체 인근에 있는 바르비아나 마을로 이동해 로렌초 밀라니(1923∼1967년) 신부의 묘소를 참배하며 그의 정신을 기렸다.

밀라니 신부는 모든 사람들의 평등을 설파하며 노동 계급을 위한 학교를 설립했다. 이는 당대 혁신적인 교수법이었다. 그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와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옹호하는 등 튀는 행보로 역시 당대 교단에서 반역자 취급을 받았다.

교황은 밀라니 신부야말로 가톨릭교회의 모범적인 신의 종이라고 칭송하며 “이 훌륭한 신부가 내게도 모델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교황을 영접한 안토니오 나폴리오니 크레모나 주교는 마촐라리 신부에 대한 시복 절차가 오는 9월 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 20일(현지시간) 마촐라리 신부에게 경의를 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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