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흑자, 11조 늘어
조세수입 늘어난 게 주원인
기관 부채 감축 노력도 영향
비금융공기업 투자는 내리막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나라 정부와 공기업 등을 합친 공공부문 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6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총수입은 765조 1000억원으로 2015년보다 4.1%(30조 4000억원) 늘었고, 총지출은 721조 2000억원으로 2.7%(19조 3000억원) 증가했다.

또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수지는 43조 9000억원으로 전년(32조 9000억원)보다 흑자규모가 확대됐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대치며, 2007년 이후 줄곧 적자만 기록하다 2014년 처음 흑자로 돌아선 이래 3년 연속 흑자다.

공공부문 중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가 34조 7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전년(20조원)보다 흑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는 부가가치세·소득세 등의 조세수입이 27조 9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게 주요 원인이다. 국민연금 등의 사회부담금도 8조 6000억원 늘어나 일반정부 전체수입은 39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증가했다.

특히 중앙정부는 조세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 적자가 2015년 29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지방정부는 지방세 등의 총수입보다 복지 및 투자지출 등 총지출이 더 크게 증가해 흑자규모가 5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 5000억원 줄었다.

비금융공기업은 4조 5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년 연속 흑자다. 그러나 전년보다 9조 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총수입이 전년도에 비해 9조 4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크다. 이유는 국제 유가와 가스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생산비용이 줄어든 탓에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에너지 및 부동산개발 공기업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출 역시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 감축 노력을 하면서 에너지 및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공기업 투자 지출도 줄었다.

금융공기업도 비금융공기업보단 약간 앞선 4조 8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다만 전년(3조 1000억원)보다는 흑자가 늘었다. 금융공기업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 산업은행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대출 규모 증가로 금융중개 서비스 수입이 늘어난 데다 외화자산 운용수익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공공부문 수지가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타국가와 비교하면 주요국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한국의 지난해 공공부문 흑자 43조 9000억원 규모는 명목 GDP의 2.7% 수준이지만, 국제비교에서는 사회보장기금은 제외된다. 한국이 국민연금 도입 시기가 늦어서 다른 선진국과 달리 사회보장기금이 대규모 흑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현실성 있는 비교를 위해서다.

그 결과로 한국의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 GDP 대비 0.03%로 관련 통계를 발표하는 주요 6개국 중 스위스(0.3%)를 제외하고 가장 높다. 나머지 영국(-3.3%), 호주(-3.1%), 일본(-3%, 2015년), 덴마크(-0.4%, 2015년)는 공공부문 수지가 모두 적자였다.

한은 김성자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지난해 공공부문 흑자 규모는 세수 증가와 저유가에 따른 비용 감소 등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하며 “지난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11조원)을 편성하지 않았다면 일반정부의 흑자규모는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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