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7 확대경영회의’에서 강연하고 있는 모습. (제공: SK)

日 도시바메모리 우선협상자로
28일 본계약… 내년 3월 매각
최태원 회장 승부수 또 통했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입찰에서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연합에 참가한 SK하이닉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독자 인수에서 막판에 미일연합에 합류한 결정을 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연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도시바는 성명을 통해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가치 측면에서나 임직원 고용승계, 민감한 기술 일본 유지 면에서 가장 좋은 제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을 비롯해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한국의 SK하이닉스가 참여했다.

사실상 일본 정부가 자국 세력이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한 셈이다. 이는 국내 고용 유지와 기술 유출 우려 등을 고려한 일본 정부의 결정인 것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과 미국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은 인수 유력 후보로 한미일 3국 연합군보다 인수액을 더 써냈지만, 고용 유지에 대한 우려로 밀려났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가 요구하는 2조엔(약 20조 4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도시바 메모리 지분 100%를 취득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지난 4월 반도체 사업을 분사했으며 매수자를 물색해왔다. 미국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 대만 훙하이 등이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베인캐피털 등과 경쟁했다.

SK하이닉스는 독점금지법 심사 통과를 고려해 출자가 아닌 융자 형태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 과정에서 SK하이닉스가 부담하는 액수는 3000억엔(약 3조 830억원)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그룹 내에서 위상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도시바와 R&D(기술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는 오는 28일까지 본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말에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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