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돌향린교회 홈페이지. (출처: 섬돌향린교회 홈페이지 캡처)

성소수자 인권활동 문제삼아
“왜 자꾸 시비 거는지…”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소속이 다른 목회자에 대한 이단성 조사를 진행하는 특정교단의 조치에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선규) 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이대위, 위원장 진용식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호장 권오륜) 소속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의 이단성을 조사한다며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예장합동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임 목사가 그동안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활동한 점을 문제 삼았다. 예장합동 이대위 진용식 목사는 지난 15일 임 목사에게 공문을 보내고 ▲귀 단체(개인)에서 이단 사상으로 문제 제기되었던 내용 일체 ▲상기 내용 중 수정되었던 부분이 있다면 관련 내용 일체 ▲지금까지 발행된 책이나 내용 일체(설교문, 신문, 음성 및 비디오 녹화 등 일체) 등을 오는 23일까지 등기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상기 요청에 정한 기일까지 자료를 회신해 주지 않는다면 그동안 확보한 자료에 의해 본 이단대책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진용식 목사와 임보라 목사가 서로 교단이 다르다는 점이다. 임 목사는 개신교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왜 자꾸 시비를 거는지 모르겠다. 기장 노회·총회를 통해 (예장합동 이대위의) 부당성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저쪽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거나 소명해야 할 의무도 의향도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임 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 논란은 개신교를 넘어 일반 시민까지 찬반논쟁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을 통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대위의 조사에 대해 찬성하는 측은 퀴어신학은 이단이라며 조사 활동을 옹호하고 나섰다. 네티즌 ‘조**’은 페이스북에서 “내가 봤을 때 퀴어신학은 100% 이단”이라고 단정했다. ‘손**’도 “애초에 벌써부터 그렇게 했어야 했다. 퀴어성경이라니. 자유주의신학은 이단”이라고 예장합동의 이단성 조사를 지지했다. ‘김**’은 임 목사가 이제야 이단성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기독교내에서 진작 퇴출당했어야 할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반대 측은 타 교단인 예장 합동이 기장을 조사하는 데 대해 의문을 표하며 소속 교단 목사나 제대로 관리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한신대 신대원 출신 ‘이**’은 “다른 교단인데, 너네가 무슨 감 놔라 배추 놔라 해. 우리가 너네 소속이냐”라며 “이런 짓 할 시간에 전병욱 같은 성 목사나 세습하려는 너네 교주들이나 치리해라”고 목소리 높였다.

‘신**’은 “이것은 기장에 대한 도전이다. 기장총회는 즉시 강경한 대응에 나서길 바란다”며 “신앙적 견해 차이가 있다고 함부로 타 교단 목회자를 이단 정죄하려 하다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도 “임보라가 이단이라면 나도 이단이고 예수도 이단”이라며 “명심해라, 누가 예수를 이단으로 몰아 십자가에 못 박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종말을 맞았는지”라고 규탄했다.

기장총회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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