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고종 중앙종회는 19일 임시회에서 호법원장을 선출하고, 이후 총무원장선거 출사표를 던진 4명의 후보자들의 종책과 공약 등을 들어보는 정견발표의 자리를 가졌다. 왼쪽부터 기호 1번 능해스님, 기호 2번 편백운스님, 기호 3번 지홍스님, 기호 4번 대은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태고종 총무원장선거 후보자들이 19일 열린 임시중앙종회에서 종책(종단 정책)과 핵심 공약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태고종 중앙종회(의장 설운스님)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사간동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대회의실에서 제130회 임시회를 열고 호법원장 선출건 등을 논의했다. 이날 재적의원 54명 중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32표를 얻은 지현스님이 호법원장으로 선출됐다.

종회의장 설운스님은 개회사에서 “다음 달에는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하고, 종단 문제가 산적하게 쌓여 있다”며 “사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 종단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종회의원들의 지혜와 경륜을 모아 종단의 난제들을 슬기롭게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앙종회는 호법원장 선출 이후 총무원장선거 출사표를 던진 4명의 후보자들의 종책과 공약 등을 들어보는 정견발표의 자리를 가졌다. 각 후보들은 수십억의 부채문제 해결과 종단 화합에는 한목소리를 낸 반면, 교육·문화 등 종단 운영 방안에 대해선 차이를 보이며 차별화전략을 폈다.

‘소통·화합·협치’를 슬로건으로 내건 기호 1번 능해스님은 “소통과 화합이 우리 종단의 나아갈 길”이라며 “종단에 봉직하면서 쌓아 온 행정실무와 사회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봉사하는 총무원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핵심 공약으로 ▲종단 부채문제 해결 ▲선암사 분규문제 해결 ▲수익사업으로 종단 재정 확충방안 마련 ▲교육기관 체계 정립 ▲복지문화정책 강화 등을 내세웠다.

기호 2번 편백운스님은 부채문제 해결과 태고종 위상강화에 중심을 두고 종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편백운스님은 “원금의 불어난 이자 일부를 삭감하고, 감사원법을 도입해 투명하게 종단 부채 해결과 감시체제를 확립할 것”이라며 “또한 떨어진 위상을 올리는 것은 종도들의 원력이 있어야 한다. 교세를 발전시켜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 출가제도 개편을 통한 교육비 지원으로 출가자 감소에 대비하고, 권역별 지방초심제도를 도입해 3심 체제를 완비할 것, 공찰·사설사암의 관리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호 3번 지홍스님은 종책·공약을 밝히는 대신 종단 화합과 태고종 위상 재정립을 위해 종회의원과 종도들의 소통과 협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홍스님은 “화려한 종책을 말해 종회의원들의 귀나 마음을 현혹시키기보다 지킬 수 있는 종책을 의논해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총무원장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나갈 수 없다. 종도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협치를 당부했다. 스님은 종단 최우선 과제인 수십억원의 부채문제에 대해서 ‘부채문제해결위원회’를 구성, 최적의 해법을 도출할 것을 밝힌 바 있다.

기호 4번 대은스님은 전통종단, 문화종단, 복지종단 등의 기치를 내걸었다. 스님은 ▲전통종단 정체성 확립 ▲종무행정 체계 개선 ▲부채 청산 ▲선도적 교육제도 정립 ▲문화복지 실현을 위한 기반조성 등 5대 종책기조와 10대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대은스님은 “4년 전 발생한 분규로 종도들의 불신과 갈등이 심화돼 있다. 총무원장이 되면 대화합을 통해 종단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헌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종단 선거법에 따르면 태고종 총무원장은 중앙종회의원과 시도교구 종무원장, 봉원사·선암사·청련사·법륜사·백련사 등 본산급 주지, 교구 선거인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된다. 선거인단은 오는 29일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인단 규모는 140명 안팎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태고종 제26대 총무원장선거는 7월 1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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