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개인 아이디어 차원… 엄중한 뜻 전해”
정상회담 실패 시 역풍 맞을 가능성
조율 없는 발언 부실한 외교전략 반증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발언에 트럼프 행정부 등 미국 내 반응이 심상치 않자 청와대가 수위조절에 나섰다.

정권 초기 원활한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안정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야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결국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대북·외교정책 틀 아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10여일 남겨둔 시점에서 문 특보는 대통령 특보라는 자격으로서 사전 조율이 없는 발언을 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국무부는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의 뜻이 아닐 것’이라고 말한 바 있고, 19일 청와대는 “개인의 아이디어 차원의 이야기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사전조율은 없었다. 문 특보에게 별도로 연락을 드려 이 부분은 한미관계에 도움 안 된다는 점을 엄중히 말씀드렸다”며 한미 양국의 뜻이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이는 문 특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라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먼저 나섰지만, 국내외에서 한미동맹 자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한발 뒤로 물러선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백악관에서 국무·국방장관과 현안을 논의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지연 논란에 대해 크게 화를 낸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양 정상 간의 의견이 크게 부딪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 상태다.

국내 정세에 비춰봤을 때는 강 장관 임명 강행과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실 인사검증을 문제로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에서까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경우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급락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학자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므로 정부와 조율된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 특보의 발언이 한미 군사동맹을 담당하는 국방부의 입장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정부에서 이같이 문 특보의 발언을 개인 의견으로 치부하는 것은 결국 치밀하지 못한 외교 전략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논란 속에 강경화 장관은 “정상회담 준비 점검 차 어제 임명장을 받자마자 내려와서 1차 점검을 했고, 회담 준비가 그야말로 급선무다. 가능하면 양쪽 입장을 맞춰서 정상회담 이전에 방미 일자가 잡히면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상회담 이전에 긴장된 한미동맹을 진정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