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호스팅업체 인터넷나야나 사태는 IT강국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4일 인터넷나야나는 랜섬웨어(Ransomware)를 퍼트린 크래커(cracker), 일명 블랙 해커(black hackers)에게 13억원의 비트코인을 주고 건네받은 복호화(암호해제)키로 서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완전 복구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크래커들이 범죄자인 탓에 비트코인만 받고 잠적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 후 데이터 인질극에 항복한 인터넷나야나를 향해 범죄자와 협상한 전례를 남겼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그러나 백방으로 해결책을 구했으나 답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는 인터넷나야나 대표의 하소연에 대한 동정론도 적지 않다. 인터넷나야나는 서버 153대가 랜섬웨어에 감염된 후 인터넷쇼핑몰과 기업, 기관 등 웹사이트 3000여개가 접속 중단 등의 피해를 봤다.

무엇보다 인터넷나야나 사태는 세계 최고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한계와 실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안타깝고 답답하다. 인터넷나야나뿐 아니라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랜섬웨어 암호키 복원기술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규모 사이버테러 이후 정부는 피해사례 수집 외에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최근에야 랜섬웨어 암호키 복원 기술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진짜 IT강국이라면 수비와 공격에 모두 능해야 한다. 인프라 구축이 전부가 아니라 적의 테러에도 철옹성 같은 방어벽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독성 화학무기나 다름없는 악성 바이러스 해독제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말뿐인 IT강국이 아니라 진짜 IT강국이 되기 위한 화이트해커를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초지능·초연결성 시대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고 지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적극 검토돼야 할 사안이다.

인터넷 인프라는 탁월한 반면 보안의식은 낮은 우리나라는 크래커들이 공격하기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유사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공중파를 통해 악성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교육하고 간단한 바이러스 예방 및 퇴치 교육을 수시로 진행해 우리 국민의 낮은 보안의식을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이든 생각이 바뀌어야 효과적인 결과를 낳는 법이며, 최선의 방책은 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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