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0배럴 원유 유출… 美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

[뉴스천지=김예슬 기자] 큰 폭발과 함께 36시간 동안 불에 탄 석유시추시설 ‘디프 워터 호라이즌’이 지난달 22일 미국 멕시코만 해상에 침몰, 해저 약 1.5km에 있는 파이프에 2개의 구멍이 뚫려 엄청난 양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인해 하루 5000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유출되고 있으며 이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5배나 많은 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인한 예상 원유 유출량의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유조선 사고와 달리 석유시추시설은 유정을 폐쇄하지 않는 한 계속적으로 기름이 유출될 수 있으며 원유 분출구멍이 수면 아래 1.5km 지점이다 보니 상황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CNN에 출연해 “해저 유정의 덮개가 완전히 유실되면 원유 유출 속도가 하루 10만 배럴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원유 유출 사고가 지난 1989년 발생한 알래스카 엑손발데즈호 사건보다 더 큰 피해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래스카 엑손발데즈호 사고로 인한 원유 유출량은 약 26만 배럴. 지난 2007년 한국 태안반도에서 유출된 7만 8000배럴보다 약 5배 많은 양으로 이 사고로 당시 새 25만 마리, 해달 2800마리, 독수리 250마리 등이 떼죽음을 당했다.

◆기름 유출로 생태계 피해 커

원유 유출로 가장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해안이다. 이번 사고로 발생한 기름띠가 거센 파도와 바람 때문에 확산되고 있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고 발생 지역인 멕시코만은 미국 습지의 40%를 차지하는 야생생물의 보고이다. 또 이 지역은 굴·게·새우 양식이 활발한 지역이어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당국은 지난 30일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강 하구의 사우스패스엔에 기름띠가 나타남에 따라 루이지애나, 플로리다에 이어 앨라배마주, 미시시피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당국은 기름띠 확산을 막기 위해 38만ℓ의 유화제를 살포했다. 하지만 유화제 살포가 바다 속 생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 제2차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일 피해현장을 찾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며 “브리티시페트롤리엄 또한 이번 기름유출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프 워터 호라이즌을 임차했던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은 이번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3일 공식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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