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미이라’ 스틸. (제공: UPI코리아)

‘다크 유니버스’ 프로젝트
고전 몬스터 리부트 첫 작품

과거·현재 오가는 설정 신선
후반 갈수록 몰입도 떨어져
미이라 약해서 불쌍할 정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호러 장르였던 미라를 유머와 모험이 단긴 어드벤처 블록버스터로 탈바꿈했던 1999년 영화 ‘미이라’를 시작으로 ‘미이라 2(2001년)’ ‘스콜피온 킹(2002년)’ ‘미이라: 황제의 부활(2008)’ 등 총 4편의 ‘미이라’ 시리즈가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전까지의 ‘미이라’가 아이들 소꿉장난에 불과했다면 이번에 시작되는 ‘미이라’는 어두운 어른들의 이야기다.

영화 ‘미이라’는 수천년 동안 잠들어 있던 절대적 존재 ‘미이라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 분)’를 깨워 의문의 추락 사고를 당하고, 죽음에서 부활한 ‘닉 모튼(톰 크루즈 분)’이 전 세계를 파괴하려는 그녀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다크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라크 파병군 ‘닉 모튼’은 중동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지만 평화와 안전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비싼 유물을 찾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도굴꾼이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정찰을 맡은 ‘닉 모튼’은 도굴에 눈이 멀어 적진에 뛰어든다.

▲ 영화 ‘미이라’ 스틸. (제공: UPI코리아)

정체가 들켜 공격받던 ‘닉 모튼’은 아군의 미사일이 터진 후 사막 한가운데서 이집트무덤을 발견한다. ‘닉 모튼’과 일행은 무덤을 수송기에 싣고 영국으로 가던 중 추락 사고를 겪게 되고 비행기에 탔던 모든 사람이 숨진 가운데 ‘닉 모튼’ 혼자 깨어난다.

‘닉 모튼’은 추락 사고에서 자신이 살아난 것은 무덤의 힘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고 무덤으로 향한다. 무덤은 이집트의 공주였던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 분)’의 것이다. ‘아마네트’는 아버지가 이복동생을 파라오 왕으로 세우려 하자 악마와 손을 잡고 모두를 죽여 산채로 생매장 당했다. 수천년이 지난 뒤 잠에서 깨어난 ‘아마네트’는 분노와 파괴의 강력한 힘을 이용하기 위해 ‘닉 모튼’을 도구로 택한다. ‘닉 모튼’은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 분)’에게 자신과 관련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듣고 ‘아마네트’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영화는 미이라 시리즈의 리부트 작이자 ‘다크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야심작이다. ‘다크 유니버스’는 ‘미이라’를 비롯한 유니버설 픽쳐스의 고전 몬스터 영화 리부트 작품들이 공유하는 통합세계관이다.

즉 ‘미이라’는 한편에서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프랑켄슈타인’ ‘울프맨’ ‘투명인간’ ‘늑대인간’ ‘드라큘라’ ‘반 헬싱’ 등 몬스터 캐릭터들이 다크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돼 관객들과 만난다. 기존 ‘히어로’ 캐릭터들이 중심이 된 영화가 주를 이뤄 영웅 옆에 또 영웅을 봤다면 앞으로 ‘다크 유니버스’를 통해 몬스터 그리고 몬스터를 보게 될 것이다. 차기작 ‘프랑켄슈타인의 신부(가제)’는 오는 2019년 2월 14일 계봉 예정이다.

▲ 영화 ‘미이라’ 스틸. (제공: UPI코리아)

‘다크 유니버스’의 몬스터 캐릭터들의 출격을 알리는 영화 ‘미이라’는 알렉스 커츠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고전 작품을 배반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세대에 적합하도록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 가장 중요했다”고 전했다.

영화의 구조는 단순하다. 영웅 격 인간과 절대 악 미이라가 등장해 엎치락뒤치락한다. 이 가운데 갈등과 사랑, 우정이 함께 한다. 이 영화는 미이라 ‘아마네트’와 ‘닉 모튼’의 탄생을 그리며 이들을 둘러싼 비밀들로 관객들을 이끈다.

이집트를 벗어나 영국의 도심 한복판으로 주 배경을 옮겨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 또한 신선했다. 영화의 백미는 비행기 추락 신이다. 초반부 무덤 수송 중 까마귀 떼가 수송기를 덮쳐 비행기가 추락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비행기를 탈출하는 연기를 위해 배우들은 실제 Zero-G 체험 비행기에 탑승해 무중력 상태가 된 내부에서 촬영했다.

▲ 영화 ‘미이라’ 스틸. (제공: UPI코리아)

실감 나는 CG도 한몫했다. 제작진은 소피아 부텔라에게 모션 캡쳐 수트를 입힌 뒤 행동을 폭하고, CG를 덧씌웠다. 그 결과 괴기스러운 미라에서 점진적으로 인간의 모습을 되찾은 매력적인 ‘아마네트’가 등장한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운 점도 많다. 영화 초반 한껏 높였던 몰입도가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진다. 마지막에 가서는 대놓고 “다음 영화 볼 꺼지?”라며 예고한다. 아울러 ‘미이라’ 특유의 긴박함과 스펙타클한 전개가 부족하다. ‘닉 모튼’과 ‘제니 할시(애나벨 월리스 분)’의 러브라인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에 약하다. 절대 악인 ‘아마네트’는 이전 미이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미라보다 스케일이 악해 무섭다기보다 불쌍하다.

그럼에도 개봉 첫 주말인 지난 9~11일 사흘간 112만 8327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미이라’는 지난 6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해 열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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