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익 감독과 배우 이제훈, 최희서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박열'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사도’ ‘동주’를 잇는 또 한번의 강력한 울림을 전하는 영화 ‘박열’이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영화 ‘박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준익 감독과 배우 최희서, 이재훈 등이 참석했다.

영화 ‘박열’은 9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간토대학살 사건이 벌어졌던 1923년 당시,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1919년 3.1운동 당시 고등학생의 신분이었음에도 일제의 폭압에 강한 분노를 느끼고 일본 제국주의의 심장부인 도쿄로 건너가 적극적으로 투쟁했던 청년 ‘박열’과 그를 사랑한 ‘기네코 후미코’의 일대기가 담겼다.

메가폰을 잡은 이준익 감독은 26억원이라는 저예산 제작비로 촬영했다. 이준익 감독은 “적은 예산 영화 찍는 것이 목표였다. ‘동주’ 때도 마찬가지지만 실존인물을 나름 최대한 고증을 거쳐 찍기 위해서는 모든 등장인물의 진심을 전달하는데 화려한 볼거리나 과도한 제작비는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최소의 조건으로 찍어야 만이 그들이 가졌던 진정성을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이준익 감독과 배우 이제훈, 최희서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박열'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사진은 이준익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일본 제국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 역에는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이제훈이 맡았다. 이제훈은 “부끄럽지만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주시기 전까지 (박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보면서 인물에게 깊이 빠졌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삶과 박열이 가진 상황들이 큰 차이가 있겠지만 인간 사이에서 자유와 평등이 있어야 삶을 살아가는 기본이 되리라 생각했다”며 “그 부분에 있어서 박열은 상황과 시대를 경험해나가는 울분과 아픔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이어 “박열은 개인적인 욕망과 해소에 그치지 않고 조선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 같다. 저 역시 관객들과 만날 때 공감하길 바라고 진심이 닳길 바라는데 그런 부분이 박열과 조금이나마 맞지 않은가 싶다”며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고, 이 시대에 살아가는 인물로서 어떻게 존재하느냐를 몰랐던 존재를 통해 알아보고, 이런 인물이 있기에 우리가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은가”고 덧붙였다.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은 배우 최희서는 “‘가네코 후미코’가 아나키즘이라는 사상을 가지게 된 것은 어릴 적이라고 생각한다. 가네코 후미코는 7살 때 조선에 가서 식모살이하며 지냈다. 거기서 처음으로 일본인들에게 학대받는 조선인을 보고, 본인도 할머니에게 학대받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다”며 “그때부터 왕을 신성 시 여기라고 강요하는 사회에 조금씩 반항심을 갖고 19살에 일본에 상경하면서 사상서를 많이 읽고 본인의 사상이 큰 저항심 아나키즘과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사실 박열은 조선인이고, 조선인으로서 일본 천황제를 거부하는 것은 맞지만 ‘가네코 후미코’ 역시 조선인과 같은 입장이었기 때문에 사상이 다르게 다가가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벌어졌음에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틱했던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불꽃 같은 삶을 담은 영화 ‘박열’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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