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법회 후 법왕루를 나선 명진스님이 신도들을 보고 웃음을 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이길상 기자] 지난 2일 봉은사 일요법회의 화두는 ‘거짓말’이었다. 지난달 30일 열린 ‘봉은사 직영사찰지정에 관한 토론회(이하 토론회)’가 끝나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는 명진스님은 봉은사에 관한 일련의 사태도 거짓말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봉은사와 봉은사 신도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 것은 한마디로 ‘거짓말’이라고 말한 명진스님은 “계속되는 거짓 속에 진실이 실종된 것”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안상수 의원의 거짓말이 봉은사와 봉은사 신도들을 화나게 만들었다고 지적한 명진스님은 “안상수 의원이 ‘내가 자승 총무원장을 만났을 때 명진스님이 여당을 강하게 비판해서 한마디 했다’고 말했다면 싱겁게 끝날 수 있었던 일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다면 안상수 의원은 점잖게 정계를 떠나길 바란다”며 “안상수 의원은 우리가 물러설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덧붙여 “안상수 의원이 솔직해진다면 용서해준다”며 “안상수 의원이 만약 여기서 끝나려니 생각하고 시간만 지나가길 바란다면 사월 초파일이 지나서 신도들과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해 안 의원을 국회의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예로 든 명진스님은 “미국의 닉슨 대통령도 거짓말로 시작해 결국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다. 안 의원은 닉슨의 말로를 보면서 반성하길 바란다”며 “나(명진스님)에게 ‘손학규 전 의원하고 친하냐’고 물으면서 ‘어떻게 하면 스님과 친해질 수 있느냐’고까지 물어본 안 의원이 ‘나를 모른다’고 말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명진스님은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이 ‘명진스님이 사과하면 고소 취하해 준다’고 했는데 나는 절대로 사과하지 않겠다”며 “법정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이날 법회에서 명진스님은 봉은사를 통해 불교를 개혁하고 발전시키려는 뜻이 종단의 개입으로 좌절된다면 종단을 떠나는 것뿐만 아니라 ‘중 노릇’도 포기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명진스님은 총무원 측이 언제라도 봉은사가 발전되고 한국불교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진실된 내용을 갖고 온다면 직영이든 직할이든 뭐든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끝으로 명진스님은 사월 초파일이 지날 때까지는 가사를 입고 부처의 법문을 전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