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신대 학내에는 학교 측을 향해 총장직선제 도입, 이사 퇴진 등 학생들의 요구가 담긴 메모지가 곳곳에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6일 동안이나 단식을 하던 친구가 병원에 실려가 입원했죠. 지금 고공농성하는 친구가 그 친구를 대신해서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인데, 올바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학교 측 입장을 들은 것은 없어요.”

“학생 측에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으니까, 학생 입장에서는 기도회를 참여해주는 게 도와주는 거라 생각해요. 제발 학교가 좀 조용해졌으면 좋겠어요.”

“학생회장이 시위하는 것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죠. 시위 방법에 대해서도 여러 말이 많지만,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이 저것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봐요.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교수 충원이 이뤄져서) 수업을 좀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리더십 부재에 따른 혼란으로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규학 이사장 등 기존 리더십에 대한 불신으로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학교 측의 갈등으로 ‘감신대 사태’가 장기화하며 그 피해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감신대는 2015년 5월 편파 인사 등 문제로 불거진 ‘학내 사태’를 겪었고, 이후 막말·성차별 논란 등 계속해서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이어져 오고 있다.

12일 서대문구 감신대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은 총장직선제를 놓고 불거진 학교 측과 학생 측의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총장직선제로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총장이 선출되기를 희망했다. 아울러 그는 학생 수가 부족한 학과의 경우 교수 충원이 어려워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강의가 별로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들이 선택해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좀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십자가 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교육전공 백현빈 학생회장의 행동에 대한 입장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갈렸다. 적극 지지하는 목소리와 함께 어쩔 수 없는 행동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B씨는 백 회장의 행동이 옳다고 평가하며 학교 측을 비판했다. 그는 학교 측의 대응에 대해 “(학생들) 앞에서는 걱정한다고 하더라도, (행동으로는) 경찰차 불러서 내보내라고 하기도 한다”며 “아직 학교 측의 입장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옳다 그르다의 문제보다 현 사안에 대한 학생 차원의 대처 유무에 집중하는 학생도 있었다. C씨는 “(고공농성이) 옳은 행동이라고 볼 수 는 없지만 학생회장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나서서 먼저 움직여주는 것이 옳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A씨도 “지금 할 수 있는 게 이것(고공농성) 밖에 없는 것 같다”며 “학생들마다 생각이 다르고 생각을 모으는 것보다 마음을 모으는 게 중요한데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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