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위,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기준 개선 권고. (제공: 국가인권위원회)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이혼한 형제자매·배우자의 계부모 등 피부양자 불인정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에게 실제 생계를 의존하면서 보수나 소득이 없는 이혼한 형제자매나 배우자의 계부모 등이 피부양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의 부양요건 개정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들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형제자매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으나, 혼인 경력(이혼․사별 등)이 있는 형제자매나 계형제자매, 계시부모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며 인권위에 차별로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약 40%(2000만명) 이상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서 보험료를 내지 않고 보험금여의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피부양자 대상을 최소화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 중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서 보수나 소득이 없는 사람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위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혼․사별한 형제자매를 직장가입자에 대한 생계 의존여부, 보수 또는 소득 유무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혼인여부를 이유로 하는 차별행위라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은 직장가입자의 직계존속과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동일하게 피부양자로 인정하고 있으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직장가입자의 계부모만 피부양자로 인정하고 배우자의 계부모를 배제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가족형태를 이유로 하는 차별행위라고 설명했다.

다만, 차별시정위원회는 계형제자매의 피부양자 인정 여부와 관련해 나라마다 여건에 따라 의료보장제도 형태가 다르고 국가가 재원을 확보하는 방법에 따라 건강보험의 가입자격과 피부양자 인정범위를 달리 정할 수 있는 것으로 이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국회의 입법사항이라며 각하했다.

한편 인권위는 2006년과 2014년 총 4회에 걸쳐 혼인여부나 계부모 여부가 아닌 경제적 능력 유무에 따라 피부양자 인정여부가 결정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를 불수용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