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 이유로 보복성 인사 당했다”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육군3사관학교의 대령이 부하 여군 소령에게 성범죄사건의 가족인 척 합의를 대신하라는 ‘대리합의’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육군본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3사관학교 교수인 여군 A소령은 성범죄사건을 대리합의하라는 상관의 지시를 거부했다. A소령은 내부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보복성 조치를 당했다며 국방부 인권과와 국가인권위에 각각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에 제출된 진정서 등을 종합하면 3사관학교 교수 B대령은 2015년 7월 A소령을 불러 ‘몰카’ 성범죄로 경찰에 체포된 같은 학교 모 대위의 누나인 척 하고 피해자를 만나 돈을 주고 합의를 해오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A소령은 ‘생도를 가르치는 교수로서 이런 지시를 따를 수 없다’며 거부했다.

국방부 인권과는 B대령이 “강압적인 지시로 대리합의를 강제한 것은 아니었다”며 지난해 육군에 B대령에 대한 ‘서면경고’만을 권고했다.

또한, B대령이 대리합의를 지시할 때 폭언·협박이 없었고, 학교 위신 추락을 막기 위한 의도로 인정된다는 이유였다.

반면 A소령은 대리합의 거절 이후, 지난해 두 차례 근무평정에서 B대령으로부터 모두 ‘열등’ 평정을 받고 현역 부적합·전역 심사에 넘겨졌다.

A소령을 전역시키면 안 된다는 전·현 지휘관들의 탄원서가 이어졌고, 심사위원회가 올해 2월 말 ‘현역적합’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그는 이후 대기발령 조치를 받고서 교단에 서지 못했고, B대령의 징계 의뢰로 감봉 2개월 징계를 받았다. A소령은 징계 처분에 항고하고, 국방부 검찰단에 B대령 등을 직권남용·무고 등 혐의로 고소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산하 ‘광화문 1번가’에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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