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그린 "中, 北 붕괴방지 경제개혁 촉구할 듯"

(워싱턴=연합뉴스)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한의 붕괴를 초래하지 않는 방향으로 점진적인 경제개혁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하며 대북지원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관측했다.

또 중국의 대응에 따라 천안함 사고 진상 규명 이후 대북 압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한국과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조시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실장은 3일 김 위원장의 방중 의미에 대한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중국은 이번 방문길에 김 위원장을 설득해 북한의 붕괴를 막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부분적인 시장개혁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 실장은 "중국은 김 위원장이 그러한 노선을 채택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워낙 단호하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원조 제공을 약속하고 천안함 사고에 대해서는 공식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천안함 사고 연루를 부인하는 한 중국은 내밀하게 북한에 대해 주의를 주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린 실장은 "중국은 현 시점에서 비핵화 자체보다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대북 압박보다는 유인책이 보다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중국이 핵실험, 천안함 사고에 따른 대가를 북한이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한국과 미국의 역량을 저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마이클 쿨마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담당 국장은 "이번 방문으로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킬 수는 있지만, 천안함 조사가 완료되기전에 김 위원장의 방문을 받아들임으로써 중국이 북한의 연루 가능성을 묵살하려는 의구심도 있다"고 말했다.

테드 케일런 카펜터 케이토 연구소 국방.외교정책 담당 부소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김 위원장이 한반도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긴장고조행위를 자제할 것을 당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카펜터 부소장은 "천안함 침몰이 어뢰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들이 나오면서 중국 당국은 그러한 사고들이 한반도의 위기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적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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