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감신대 학내 곳곳에 메모지 형태로 붙어 있는 학생들의 이규학 이사를 향한 퇴진 촉구 목소리. ⓒ천지일보(뉴스천지)

총장직선제 요구 목소리 높아지는 감신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 종탑에 세 번째 텐트가 설치됐다. 2년 전 학생 이은재씨와 오성주 교수에 이어 기독교교육전공 학생회장인 백현빈씨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총장직선제를 위해서다. 최근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이사회의 총장 선출이 최근 무산되자, 감신대는 다시 리더십 부재로 혼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이규학 이사장 등 기존 리더십에 대한 불신으로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9일 감신대학교 곳곳은 총장직선제를 촉구하는 대자보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수년째 이어지는 학내 사태에 학생들은 물리적 충돌보다 서면을 통한 의사표현에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이날 감신대 대의원회 박용훈 부의장은 개인명의의 성명을 내고 감신대의 현 사태에 대해 규탄하며 타개책으로 학생들의 정치참여를 강조했다. 그는 ‘정치’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신학생시절에도, 학생대표를 하는 동안에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온갖 학내 부조리에 일관되게 침묵하면서 어떻게 나중에 예언자의 소리를 내고, 전도자의 역할을 감당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설교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 지난 7일 기독교교육전공 학생회장인 백현빈씨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십자가 종탑에 천막이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가 요구하는 ‘정치’는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발생되는 이해관계의 대립이나 의견차이를 조정해나가는 일체의 모든 활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들의 동참을 요구했다.

박 의장은 “하나님 나라도 민주화도 사회구원도 이론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대학사회의 학생회, 민주사회의 학생회, 신학대학의 학생회는 결코 이론만으로 뚝딱하고 만들어져 존족돼 온 기구와 조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을 향해 “제발 정치에 온몸을 던져라”고 권유하며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대학사회가 진부하고 학내 정치가 발전하며 일평생 죽도록 충성해야 할 한국교회가 건강해질 것”이라고 촉구했다.
 

▲ 감신대 종합관에 걸림 총장직선제 요구 현수막. ⓒ천지일보(뉴스천지)

앞서 지난 7일 백씨는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성명을 내고 “(학교의)평화는 권력자들이 학생의 요구를 듣기 위해 세속적인 영광을 내려놓을 줄 아는 겸손함, 총장선출에 대한 이사회의 독점권 권한이 학내 모든 구성원들에게 나누어 지는 공정성, 학교의 구성원들이 차별없는 권리를 누리고 아무도 배제되지 않아 각자의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평등”이라며 총장직선제를 요구했다.

감신대 학생들은 과반수가 총장직선제를 선호하고 있다. 총대학원 학생회가 최근 학생들의 의견을 파악하기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3.%가 직선제를 지지했으며, 반대는 10%에 불과했다. 7%는 답변을 피했다.
 

▲ 지난 총장선거를 규탄하는 내용의 플래카드.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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