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뇌부와 접촉은 아직 없는 듯
빠르면 내일 김정일-후진타오 회담

(베이징.다롄=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방중 첫 날인 3일 첫 행선지인 다롄(大連)에서 숙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일행은 특별열차편으로 이날 오전 5시20분께 압록강을 건너 단둥(丹東)에 도착한 뒤 곧바로 다롄으로 향해 같은 날 오전 9시40분께 다롄의 푸리화(富麗華)호텔에 도착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 일행이 차량편을 이용해 다롄에 왔다는 얘기가 있으나 특별열차가 다롄에 도착한 게 확인됐으며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측은 30층 가까이 되는 고층빌딩인 푸리화호텔의 신관 전체를 4일 오후 7시까지 예약했으며 김 위원장은 신관의 총통실(방 이름)에 여장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2시30분 차량편으로 외출했다가 1시간30분 만인 오후 4시께 돌아왔으며 다롄시내 자동차 공장과 항만 시설 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어 오후 5시50분께 호텔을 출발해 다롄항 앞바다의 작은 섬 리조트인 방추이다오(棒추<木+垂>島)로 이동해 만찬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과거 중국 방문때 지방을 시찰할 경우 해당 성(省) 당 인민위원회 서기와 성장 등이 참석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날 만찬에 랴오닝(遼寧)성의 왕민(王珉)서기와 천정가오(陳政高) 성장, 그리고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류즈쥔(劉志軍) 철도부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 일행은 푸리화호텔를 숙박지로, 방추이다오를 만찬 및 회담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이날 만찬에 중국 수뇌부가 합류했는 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첫 날은 다롄에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내일 베이징으로 향할 지 아니면 다롄에 더 머물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최근 몇년새 뇌졸중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 일정이 예전보다 짧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3박4일'에 그칠 것이라도 전망도 있다.

이럴 경우 김 위원장은 다롄-선양-베이징 구간이 열차로 12시간 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다롄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과거 4차례의 방중에서 모두 베이징을 방문해 수뇌부와 회담했다는 점에서 4일 오전 베이징으로 향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4일 김 위원장과 후 주석 간에 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크게 북.중 연대 강화, 북한의 후계구도, 북핵 6자회담, 경제협력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천안함 침몰사건의 북한 배후설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이를 부인하면서 중국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고려하고 현재의 국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으로 전격적으로 6자회담 복귀 선언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후 주석 이외에 원 총리와 시 국가부주석 등과도 별도로 만나 양국간 경제협력 및 북한의 후계구도 논의 등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대 관심사인 김 위원장의 삼남 정은의 동행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북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 수행단을 일일이 확인해보고 있지만 아직 김정은 또래의 '젊은' 수행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아직 북한 내에서도 공식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에 앞서 방중 수행단에 포함시켜 중국 수뇌부와 인사를 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후계구도 조기 안정화를 위해 동행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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