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왕후 어보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던 ‘문정왕후·현종 어보’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미국 이민관세청(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과 한·미 수사공조를 통해 환수를 추진해오던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몰수가 마침내 완료됨에 따라 9일 오전 11시 덕수궁 석조전에서 수사절차 종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두 어보는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가 마무리됐으며, 조만간 국내로 들여와 8월경에는 일반에도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정왕후어보는 명종 2년(1547년) 중종비인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聖烈大王大妃)의 존호(尊號, 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리는 것을 기념하고자 제작됐다. 현종어보는 효종 2년(1651년)에 현종이 왕세자로 책봉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 현종 어보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문정왕후어보는 2000년에 미국 LA카운티박물관이 미국에 거주하던 A씨로부터 사들였다가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에게 압수됐고, 현종어보는 KBS의 다큐멘터리 ‘시사기획 창’을 통해 역시 A씨가 소장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역시 미 국토안보수사국이 압수해 보관해왔다. 미 국토안보수사국의 압수조치는 문화재청의 수사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이 두 어보의 환수는 ‘호조태환권 원판’과 ‘대한제국 국새 등 인장 9점’에 이어 한국과 미국이 양국 간 수사공조를 통해 환수되는 3번째 사례로, 우리나라 외교부와 대검찰청도 주미한국대사관을 통해 미 국무부, 법무부 등과 신속한 연락체계를 유지하며 적극 지원했다.

아울러 ‘국새’는 국왕의 명에 따라 외교문서나 각종 국내 행정문서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고, ‘어보’는 조선왕조에서 책봉(冊封), 상존호(上尊號), 상시호(上諡號), 추존(追尊: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죽은 임금에게 올리는 호칭) 등의 의례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국가의 정통성과 권위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제작 당시부터 종묘에서 엄격하게 관리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수사 종료를 계기로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가 조속하게 국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미국 측과 반환 일정과 절차를 협의할 것”이라며 “국내로 들어오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8월 예정) 등을 통해 국민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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