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구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DB

계란 한판 최고가 9330원 돌파
닭·오리 처분으로 가격상승 예고
당분간 장바구니 물가 들썩일 듯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겨우 잠잠해졌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두달 만에 다시 확인되면서 밥상물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AI로 계란 가격이 1만원 이상으로 치솟고 닭고기 역시 도미노 인상이 이어졌다. 최근 계란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다시 AI로 계란과 닭고기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중품, 단위 30개) 소매 평균가격은 지난 1일 7839원에서 7일 7909원으로 50원 이상 상승했다. 최고가는 9330원으로 1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발생한 AI로 산란계들이 살처분되면서 올해 초 계란 가격은 1년 사이 2배 가까이 뛰었다. 이에 정부가 4월 수입계란을 유통하는 등 시장 안정화조치에 나서면서 7000원대로 안정세를 찾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지난 4월 20일 미국과 스페인 AI발생으로 산란계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다시 가격이 들썩였고 지난 2일 전북 군산과 제주 등지에서 AI 의심사례가 신고된 후 전북, 울산 등의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다시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일 7839원이던 계란 가격은 AI 의심사례 신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평일인 5일 7931원으로 100원가량 올랐고 7일 다시 소폭 감소해 7909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8.7%, 평년보다 42.4% 오른 가격이다.

닭고기 가격 역시 AI 소식으로 들썩였다. 지난달 31일 5967원(중품, 1㎏)이던 도계 평균가격은 지난 1일 5885원으로 떨어졌다가 5일 5905원으로 소폭 올랐다. 7일 다시 5885원으로 떨어졌지만 이 역시 1년 전에 비해 7%, 평년에 비해 4.6% 비싼 수준이다.

현재 계란과 닭고기 가격에는 이달 다시 발생한 AI여파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불과 5일 만에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농장만 6개 시·도, 8개 시·군, 18개 농장으로 늘었고 2일부터 7일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82농가 18만 6100마리에 달한다. 이중 닭이 17만 4000마리, 오리 1100마리, 기타 가금류 1000마리 등이다. 아직 처분되지 않은 주변 농장의 도축까지 더해지면 살처분되는 닭의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닭고기 수요가 급증하는 초·중·말복에 바캉스 시즌까지 겹쳐있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AI여파가 장기화되면 최근 가격을 올린 대형마트도 인상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며 “가뭄으로 인한 채소값 상승까지 겹치면서 올여름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대형마트 3사는 닭고기 소비자 가격을 6000원대로 일제히 인상했다. 또한 이마트는 지난 3일 30개 기준 계란가격을 6890원에서 7480원으로 7% 올렸다. 홈플러스는 1월 인상 후 7990원, 롯데마트는 4월 인상 후 6980원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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