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원더우먼’ 스틸. (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원더우먼’ 다이애나의 탄생기 그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시원하게 한방 날린 영웅이 있었으니 바로 ‘원더우먼’이다. 영화로 제작된 ‘슈퍼맨’ ‘배트맨’과 다르게 76년 만에 스크린에 처음 등장하는 ‘원더우먼’의 모습은 여장부처럼 시원시원한 액션을 선보인다.

내용은 이렇다. 여성들만 사는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 ‘다이애나 프린스(갤 가돗 분)’는 전사로 훈련받기를 갈구한다. 왕인 ‘다이애나’의 어머니 ‘히폴레타(코니 닐슨 분)’는 제우스가 ‘다이애나’를 만들었으며, 제우스와 관련된 전쟁의 신 ‘아레스’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이애나’가 전사훈련 받는 것을 반대한다. 어머니 몰래 이모인 데미스키라 왕국 최고의 전사 ‘안티오페(로빈 라이트 분)’에게 훈련을 받는 ‘다이애나’는 최강 전사로서 운명을 직감한다.

▲ 영화 ‘원더우먼’ 스틸. (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어느 날 섬에 불시착한 조종사 ‘트레버 대위(크리스 파인 분)’를 통해 인간 세상에서 ‘아레스’의 농간으로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이애나’는 ‘아레스’를 처단하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트레버 대위’와 함께 전장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패티 젠킨스 감독이 연출한 ‘원더우먼’은 ‘다이애나’의 탄생기다. DC코믹스·마블 등에 등장했던 여느 히어로물과 마찬가지로 획기적인 영웅의 탄생을 조명한다. 이런 서사적인 구조 탓에 관객들은 어떤 톤으로 영화가 진행될지 예상된다.

하지만 영웅과 조력자의 입장이 바뀌어 신선하다. 기존 남성 히어로물에서 여성은 도움을 주지만 지켜줘야 하는 상대였다면, 이번 영화에선 여성(원더우먼)이 지켜주고 남성(트레버 대위)이 도움을 받는다.

세상에 처음 드러난 ‘원더우먼’은 강하면서도 친절하고, 활기차면서도 멋스러우며 강력했다. 영화는 블록버스터 영화들 속에 등장하는 폭력적이고 남성중심의 세계가 아닌 강인한 여성중심의 세계로 과감하게 인도한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데미스키라 왕국의 여전사들은 화려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35명의 여배우들은 아마존 전사로 거듭나기 위해 6개월간 특별 훈련을 받았다. 주연을 맡은 갤 가돗 역시 9개월간 트레이닝을 거쳐 전장에서 남성들과 맞서 싸운다. ‘원더우먼’의 액션은 기술이 뛰어나다기보다 하나의 곡예처럼 선이 곱다.

▲ 영화 ‘원더우먼’ 스틸. (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우스가 만들어 신적인 존재인 ‘원더우먼’은 약점이 없다. 그런 그는 적이 어떻게 생겼는지, 누가 죽을지도 모르는 1918년 제1차 대전의 전장 한가운데 떨어진다. 세상이 낯선 원더우먼은 정의와 영웅이 없는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상처받는다. 그리고 이내 선(善)을 위해 사람들을 구한다. 원작과 다르게 ‘원더우먼’을 이 시대에 등장시킨 이유는 서프러제트 운동 초창기 강인한 주도적인 여성캐릭터를 병치하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가 숨어 있다.

솔직히 말해 ‘원더우먼’은 기대해 비해 완성도 높은 작품이 아니다. 히어물 영화로 주춤하고 있는 DC 코믹스의 갈증을 해소해줄 새로운 카드이기에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와 DC 코믹스의 히어로들을 일깨울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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