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악녀’ 스틸. (제공: NEW)

지루할 틈 없는 새로운 액션 선보여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앞둔 극장가에 신선한 매력을 뽐내는 여성 캐릭터 중심의 영화가 등장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봉해 흥행몰이 중인 ‘원더우먼’과 오는 8일 개봉하는 ‘악녀’가 그 주인공이다. 두 영화 모두 한국 영화계에서 가뭄에 콩 나는 수준으로 적은 여성 원톱 액션 영화로 각 작품 특유의 액션 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악녀’는 살인 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 분)’가 그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액션 영화다. ‘우린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 등 액션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유례없는 액션 신들로 관객들의 마음을 홀린다.

▲ 영화 ‘악녀’ 스틸. (제공: NEW)

‘숙희’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살해당한 이후 연변에서 조선족 암살단 조직원 킬러로 자란다. 자신을 길러준 암살단 두목 ‘중상(신하균 분)’이 숨지자 복수를 위해 나선다. 그곳에서 비밀 조직의 간부 ‘권숙(김서형 분)’의 눈에 띄어 가짜 인생을 살며,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는다.

그는 외부 세계와 철저하게 단절된 건물 안에서 신분세탁과 암살교육, 직업교육을 받아 이전보다 더욱 전문적인 킬러로 성장한다. “10년만 일하면 자유를 준다”는 달콤한 속삭임에 ‘숙희’는 살기 위해 죽여야만 하는 킬러가 돼 비밀 조직의 명령을 받아 일한다. 낮에는 연극배우로, 밤에는 킬러로 활동하던 어느 날 두 남자를 만난다. 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쳐가던 중 두 남자와 자신을 둘러싼 엄청난 비밀에 마주하게 되면서 ‘숙희’는 운명에 맞서기 시작한다.

영화는 시작과 함께 관객을 마음을 들었다가 놨다가 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5분 동안 이어지는 롱테이크 오프닝 액션 신은 단연 영화의 백미다. 1인칭 시점으로 액션이 시작돼 관객들은 실제 게임 속으로 들어와 숨 가쁘게 액션을 따라가게 된다.

이후 근육질 건달이 우글거리는 헬스장 전신거울에 머리를 막으면서 카메라가 360도 회전하고, 비로소 악녀 ‘숙희’의 얼굴이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3인칭 시점으로 전환된다. 시작부터 관객들을 꼼짝달싹 못 하게 하는 장면이다. 액션을 디자인하기보다는 새로운 액션을 만들자는 정병길 감독의 포부가 드러난다.

정 감독은 혼자 수십명의 적을 소탕하는 슈팅게임처럼 오프닝 시퀀스부터 속옷 단검, 오토바이 장검, 버스 격투 등 다양한 액션을 연출했다. 빠르게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장검을 휘두르는 신은 여성 킬러의 날렵함이 드러난다. ‘숙희’는 지금껏 영화에서 남성들만 사용해왔던 도끼로 버스를 찍어 매달리는 등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장면을 보여준다.

▲ 영화 ‘악녀’ 스틸. (제공: NEW)

배우 김옥빈은 ‘숙희’ 역을 소화하기 위해 2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에서 수련했다. 장검부터 단도, 권총, 기관총, 저격총 도끼에 이르기까지 많은 무기를 자유자재로 소화하기 위해 무기를 손에 익히고,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을 맞추는 기술을 체득했다. 그 결과 90%에 이르는 액션 신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숙희’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표정으로 타겟의 약점을 정확하게 겨냥해 숨통을 끊어버린다. 확실한 것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준다.

영화에 ‘숙희’와 ‘현수(성준 분)’의 멜로 요소가 포함돼 이색적이다. 믿었던 동료의 배신, 잔인한 액션 신과 다르게 멜로 부분은 이상하리만큼 순수하고 진실하다. 상반되는 두가지 전개가 지루할 틈을 안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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