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6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의 닭장이 텅 비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국가가 보상해 주나? 영세 상인들만 죽는 일”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6일 위기 경보에서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광주지역 전통시장 생닭 판매장 주인들 표정도 심각했다.

더구나 이번 AI발생지로 지목된 전북 군산의 농장에서 오골계를 사들인 농가가 제주와 부산뿐 아니라 경남, 진주와 전북 전주, 충남 서천 등지에서 추가로 확인된 상태다.

이렇게 AI가 6개 시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더 커진 가운데 6일 오전 광주시 북구 말바우 시장과 서구 양동시장에 있는 닭·오리 판매점 ‘닭장’은 닭 모이 그릇만 있을 뿐 텅 빈 상태였다.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생닭과 오리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장사도 안 되는데 AI까지 우리를 힘들게 한다”며 말하기도 귀찮다는 듯 퉁명스런 말투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보상해 줄 것도 아니고 영세 상인들만 죽는 일”이라며 “시장 한 바퀴 돌아보면 생닭 파는 집들은 다 문 닫았을 것이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실제로 말바우시장 한 오골계와 촌닭 등을 판매하는 가게에는 칸칸이 닭 종류의 이름만 붙어 있을 뿐 닭은 찾아볼 수 없었다.

광주시에 따르면 말바우 시장과 양동시장은 광주지역 전통시장 가운데서도 규모가 크고 넓다. 전남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등 관광객들도 찾을 만큼 성황을 이루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광주 서구 양동시장 닭 판매점 역시 텅 빈 닭장을 지켰다.

양동시장에서 20년 닭 집을 경영하면서 지금까지 생계를 유지해 왔다는 박모(65, 남)씨는 “이런 일(AI)은 우리 상인들에게는 치명적인 일”이라며 “요즘 먹거리가 넘치는 세상에 누가 닭을 사먹으려고 하겠냐”며 고개를 흔들었다.

또 40년 동안 양동시장에서 닭집을 운영해 왔다는 박모씨 누님도 “AI로 적지 않은 손해를 봤는데 또 이렇게 심각 단계가 되니 내 마음은 더 무겁고 심각하다”며 “어떤 손님은 사갔던 닭도 반납하러 온 일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맞은편 한약 재료 도매상을 하는 가게 주인은 “바로 앞에 있는 닭집 사장님들이 생기를 잃었다”며 “이웃 가게 장사가 잘돼야 우리도 좋은 데 남의 일이 아니다”며 걱정을 태산같이 했다.

한편 정부는 전국에서 오골계를 대량 생산하는 5개 농가에 대해 역학조사에 나서는 등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도 외부인의 농장 출입통제 강화와 AI 의심이 나타나면 바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오늘 자정부터 24시간동안 가금류 종사자와 차량이동이 일시 중단되고 대대적인 방역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