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AI 확산 차단을 위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부산 기장군 재난상황실은 분주하다. 최초 AI 발생지 반경 3㎞ 내 농가의 닭 살처분에 돌입한 기장군은 이날 오전 기장군 월내면 길천2리 서동근씨의 농장를 찾아 토종닭 250여 마리를 살처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주·파주 ‘고병원성 AI’ 확진
전국 가금농가 ‘일시이동중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제주도에서의 최초 의심 신고로 밝혀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의심사례가 늘어나면서 막을 내리려던 AI 사태가 다시 재확산 고비를 맞았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에 따르면, 6일 ‘AI 발원지’로 추정되는 군산 농장 1곳을 포함해 제주 농장 6곳, 경남 양산 1곳, 경기 파주 1곳, 부산 기장 1곳, 전북 익산 1곳 등 총 11곳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들 중 제주지역의 농장 2곳과 파주지역의 농장 1곳은 고병원성(H5N8형)으로 확진됐다.

아직까지 확정 지을 수 없어 공식 집계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간이키트’ 검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온 울산 1곳을 포함하면 전국에서 AI 발생지는 7개 시·군의 12개 농장으로 늘어난다.

농식품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날까지 역학관계가 성립되면 AI 확진 여부와 상관없더라도 살처분 조치했다. 총 21개 농장에서 3만 1532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

방역당국은 현재 ‘AI 발원지’로 의심되는 군산의 종계 농장에서 재래시장과 중간유통상을 통해 유통된 오골계 3600마리를 AI의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해당 오골계의 유통 경로가 확인된 지역은 제주와 경남 양산·진주, 부산 기장, 경기 파주, 전북 군산·전주, 울산, 충남 서천 등 모두 9개의 시·군이다. 진주, 서천, 군산, 전주 지역에 있는 농장은 다행히 AI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또 오골계가 부산 기장에서 재판매된 경주도 AI검사 결과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여전히 오골계 3600마리 중 160마리의 유통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6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의 닭장이 텅 비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방역당국에 따르면, 군산 종계 농장은 주로 중간유통상 성격의 농장들과 거래했다. 이들 농장주는 여러 지역을 다니며 종계를 판매했고 재래시장을 자주 드나들어 AI는 제3의 지역으로 옮겨갔을 위험성도 있다.

당국이 이날 발표한 익산의 경우 군산 종계농장에서 유통한 오골계를 직접 구입한 적이 없음에도 AI가 검출됐다. 익산의 농장주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번 달 초까지 여러 번에 걸쳐 익산 시내 재래시장에서 토종닭을 구매했다.

지난 2일 구매한 닭들 중 일부가 폐사하자 다시 추가 구매했고 또다시 폐사하자 전날 오후 당국에 신고했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익산 재래시장의 중간유통상이 군산 종계 농장과 자주 거래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중간유통상을 통한 ‘교차 오염’으로 추정되는 만큼 당국은 익산 시내 재래시장 3곳 등 거래처에 대해서도 AI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AI가 소규모 농가에서 발생해 퍼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소량이라도 밀집 사육단지로나 대규모 양계장 등으로 유입됐다면 재확산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AI 발생농장에서 가금류 폐사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됐음에도 당국에 곧바로 신고하지 않고 은폐한 정황도 나와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당국은 이날부터 AI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했다. 7일부터는 24시간 동안 전국 모든 가금농가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일시이동 중지 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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