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장애인 20여명이 ‘목사님, 세금냅시다. 장애인도 일하고 세금내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도 일해서 세금 내게 기도해주세요”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5일 오후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 장애인 20여명이 나타났다. 이들은 이마에 ‘목사님, 세금냅시다. 장애인도 일하고 세금내고 싶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판을 하나씩 달고 교회를 향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기자회견은 ‘공공부문 장애인 일자리 추경 예산보장 촉구 통성기도’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의 종교인 과세 유예 추진 논란을 언급하며 “종교를 납세의 의무가 면제되는 특권으로 오용하고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부 보수 개신교 목회자들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함께 세금을 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공공일자리 81만개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추경예산을 마련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함께 일하고 함께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장애인들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었으며 일부 장애인들은 집사 등 직분을 가진 교인이었다. 이들은 세금을 내고 싶어도 일자리를 갖지 못해 세금을 낼 수 없는 장애인들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종교인 과세 유예를 추진하는 일부 개신교계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출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정책설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연대는 성명을 통해 “종교계에서 2018년 1월부터 과세하기로 한 약속을 유예한다는 것은 특권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일부 기독교에서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헌법에 명시된 납세의 의무에서 면제하는 것은 특권을 인정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증장애인당사자 1500명에 대한 고용과 장애인복지서비스 일자리 확대를 요구했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50대 청·장년 장애인 실업률이 높고, 특히 20대 청년장애인의 실업률은 22%(남성 16.3%, 여성 35.4%)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국회입법조사에서 발행한 통계자료에서도 한국의 장애인가구 빈곤율은 30.2%로 높은 수준이다. 전체 가구 빈곤율 1.63%보다 13.9%p높은 비율이다.

연대는 “국가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복지체계를 통해 장애인들의 빈곤을 해결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장애인 일자리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열린 것에 대해 연대 관계자는 “꼭 여의도순복음교회를 향해서라기 보다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한국교회를 향한 것”이라며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교인도 많고 그동안 활동을 많이 해 대표격으로 보여서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대 회원들은 기자회견 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까지 행진했다. 
 

▲ 5일 오후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장애인 20여명이 ‘목사님, 세금냅시다. 장애인도 일하고 세금내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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