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리교신학대학교. ⓒ천지일보(뉴스천지)DB

불발 연속된 ‘총무원장 직선제’
조계종 중앙종회서 논의될까?
신대생들의 ‘총장 직선제’ 요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종교계에서 직선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불교계는 평신도를 중심으로 ‘총무원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제스처가 크다. 논쟁도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번엔 개신교 한 신학대학교에서 총장을 뽑는 데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이사회의 총장 선출이 최근 무산되자, 감신대는 다시 리더십 부재로 혼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이규학 이사장 등 기존 리더십에 대한 불신으로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수년째 이어지는 어수선한 학내 사태로 신학생들은 면학에 집중하지 못한 지 오래다. 총대학원 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신학대학원, 본대학원, M.div 주야간, 박사과정 등 대학원생 전체를 상대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의 82%가 감신대 대학원생들은 현재 이사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규학 감독과 김인환 이사의 퇴진을 원했다.

감신대 이사장직무대행 이규학 감독과 김인환 이사가 퇴진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7%에 불과했다. 무응답은 12%였다. 설문조사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총장선출에 반영돼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83%가 ‘총장선출에 학생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대의견은 11%였다.

학생들은 총장선출 방식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총장 후보군 구성에서부터 반감을 갖는 이들이 많았다. 학생 76%가 총장후보를 재구성해 선출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에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과해 총장 후보로 나선 박종천 송성진 이후정 등 세 명의 교수는 지난 2일 투표에서 모두 총장에 선출되지 못했다. 결국 이사회는 새로운 후보를 구성해 총장을 뽑아야 하게 됐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후보를 선정하는 데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되기를 원하고 있다.

학생들은 총장직선제를 원하고 있었다. 직선제를 찬성한다는 선택지를 83.%가 지지했으며, 반대는 10%에 불과했다. 7%는 답변을 피했다.

이번 설문은 감신대 대학원 학생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신학대학원, 본대학원, M.div 주야간, 박사과정 등 대학원생 전체인 63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답변은 총 309명이 했으며, 95%, 오차범위는±3.98%포인트다.

한편 불교계에서는 촛불 민심과 함께 교도들의 의견 반영을 기본으로 하는 ‘총무원장 직선제’ 요구가 고조됐지만 결과가 좋지는 않다.

태고종은 불교계 최초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이 예측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4월 추진과정에서 중앙종회의 턱을 넘지 못하고 불발됐다.

조계종 내에서도 총무원장 직선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수년째 논의만 진행되며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달 총무원장 직선제를 촉구하는 신도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조계사까지 삼보일배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제도권 밖에서 진행되는 직선제 요구 제스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신도들의 요구를 의식했다.

중앙종회는 최근 진행된 회의에서 총무원장 직선제에 대해서도 제도권 내에서 논의를 추진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미지수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