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천안함 침몰 희생자 위로"
상하이서 한중정상회담.."FTA 공동연구 조속 마무리"

(상하이=연합뉴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자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후 주석은 이날 오후 4시15분부터 30분간 상하이 영빈관인 서교빈관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자리를 빌어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와 위문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사고가 발생한 이후 중국 지도부가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5천만 한국 국민이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정부측 위로의 뜻을 한국 국민과 유가족들에게 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국측에 사전에 알리겠다"고 중국 정부의 깊은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아주 신중하게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천안함 자체의 내부 폭발이 아닌 비접촉 외부폭발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민군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후 주석은 "한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데 대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천안함 침몰 원인규명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이 '우방'으로 여기는 중국의 최고위 지도자가 위로 메시지를 전하고 우리 정부의 조사에 대해 신뢰를 표시한 것은 향후 대북 제재국면이 현실화할 경우를 가정했을 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수석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 두 정상간의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간 천안함 관련 공식협의의 첫단추다. 5월 중순에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하고 5월말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향후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또 "후 주석이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을 통해 위로의 뜻을 전한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중국측의 깊은 관심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통령이 5천만 국민이란 표현 쓴 것은 한국 국민의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과 후 주석은 이와 함께 한중FTA(자유무역협정) 추진과 관련, 현재 진행중인 공동연구를 빠른 시일내 마무리하고 착실히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FTA 절차를 좀 촉진하자"고 말했고, 후 주석은 "미래를 감안해 FTA를 가속화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FTA는 입구에 들어서기는 쉽지만 출구를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며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후 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6번째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후 주석이 주최하는 상하이 엑스포 환영만찬에 참석했으나 조우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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