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오보논란에 휘말렸다. 지난달 31일 JTBC ‘뉴스룸’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기획부동산 의혹보도와 관련해 가짜뉴스 논란이 거세다. 문재인 정부수립에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JTBC가 문 정부의 장관 후보자를 때리다 빚어진 일이니 JTBC 입장에선 그야말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인 셈이다. 그간 후보검증 보도가 나가면 해당 후보자가 곤욕을 치렀는데, 이번엔 되레 후보자를 때린 언론이 뭇매를 맞고 있다. 언론이 시청자를 너무 우습게 봤다는 증거이자, 시청자들이 무척 똑똑해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번 사건은 JTBC 간판 앵커 손석희 사장이 진행했다는 점에서 더 실망스럽다. 또 논란이 된 방송은 손 사장이 가톨릭 매스컴 대상을 받은 바로 다음 날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말거리를 주고 있다.

JTBC는 강경화 후보자가 두 딸 명의로 구입한 거제의 부동산이 3년 만에 급등한 것을 들어 기획부동산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기획부동산이라는 용어부터 모르고 썼다는 비판이 일면서 그야말로 망신살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개발이 불가능한 땅을 과대 광고해 돈을 끌어 들이는 사기’로 만약 기획부동산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입했다면 강 후보자는 피해자가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논란이 된 거제 현장에 가지도 않고 ‘다음 로드뷰’를 캡처해 내보낸 것을 두고 ‘노룩(No look) 취재’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SBS가 ‘세월호 인양 고의지연 보도’를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고 내보냈다가 기자회견까지 열고 사과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빚어졌다는 점에서 언론인들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준에 이른 것은 아닌지 노파심마저 든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사실보도’다. 이를 위해 꼭 거쳐야 할 과정이 현장취재, 삼각확인이다. 언론이 특정 기획에 맞춰 엉성하게 취재한 내용을 터트리고 보는 행태는 언론의 권력을 믿고 독자와 시청자를 무시한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도 봐진다. 이번 JTBC 보도 이후 네티즌은 강 후보자 남편 이일병 교수가 블로그에 공개한 거제 콘테이너 내부 사진 등을 공개하며 투기 목적이 아닌 퇴직 교수가 자신의 은퇴 후 생활을 즐기기 위해 매입한 땅임을 입증했다. 네티즌 말대로 인터넷만 좀 뒤져 봤어도 이런 망신을 당하진 않았을 일이다. 공든 탑은 일순간에도 무너질 수 있다. 언론의 권력은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사명을 감당할 때만이 유지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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