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천주교 ‘민족 화해와 일치 위한 기도의 날’ 담화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천주교가 보훈의 달을 맞아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고 종전과 평화 통일의 필요성을 공감하기 위해 메시지를 발표했다. 매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운영하고 있는 천주교는 올해도 오는 25일 ‘2017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앞두고 담화문을 냈다.

천주교는 한반도 분단 문제와 관련해 “단순한 분단이 아니라 휴전선을 마주 대고 총부리를 겨누며 극도의 위기감 속에 정전체제를 유지한 체 64년이라는 긴 시간을 살아오고 있다”며 “정전체제 속에 각종 위협과 도발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고, 세계적으로 이미 사라진 냉전논리가 우리 사회 전반을 물들이며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정상적 모습이 남과 북 모두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런 비정상적인 냉전논리는 우리 신앙인 안에도 깊게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에 대해 신앙의 핵심인 ‘사랑’보다 종북 논리로 북한을 ‘저주’와 ‘증오’의 대상으로 낙인 찍어버리는 신앙인들을 안타까워했다.

천주교는 “사랑의 실천을 말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매도하거나 심지어 성직자들에게도 ‘종북’ 딱지를 스스럼없이 붙이기도 한다”며 “냉전논리가 신앙에 우선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이념의 우상화에 깊이 빠져버리고 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정전체제에서 비롯된 냉전 구도가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에 영향을 주면서 많은 폐단을 낳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냉전논리를 악용하기도 하고, 안보위기를 부추기며 온갖 적폐들을 양산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천주교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데 힘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천주교는 “국민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체험했다”며 “그 연장선에서 국민적 열망이 참된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서로를 공멸로 밀어 넣는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전쟁종식을 선포하고,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통한 평화의 시대를 열어나갈 때, 경제적 동반성장과 더불어 통일의 그날도 성큼 다가올 것”이라며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며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예언한 구약 이사야서 2장 4절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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