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이화여대 교양강좌 ‘문화예술 특강’에 초대받은 자리에서 동영상 유포 사건과 관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누리꾼들에 대해 고소 취하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그만 이 고소 취하 발언이 또다시 네티즌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날 유 장관은 200여 명의 대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8명인가 수사 받았는데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고소를 취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유 장관은 처음 ‘회피 연아’ 동영상을 봤을 땐 웃고 말았지만, 동영상이 계속 퍼지고 정당에서 논평까지 나와 고소를 하게 됐다며, 패러디라고 밝히기만 했어도 고소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얘기 나온 김에 봐주려고 한다”고 말해 자리에 있던 학생들에게 박수를 받기까지 했다. 바로 여기서 문제의 ‘구설수’가 발단됐다.

일부 네티즌들이 유 장관의 “봐주려고 한다”는 말투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봐주려고 한다니 인심을 쓰냐?” “겁 줄만큼 줬다 이거냐? 왜 계속해 보시지” 등 고소 취하 의사를 밝혔음에도 그 반응은 냉담했다. 또한 최근 유 장관이 인증되지 않은 아이패드를 기자 브리핑에 사용해 네티즌들이 불법 사용자라 신고한 일을 거론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한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는 말도 있다.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다. 시대가 변하고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언어 즉, 말도 진화되고 변화됐다. 현대판 ‘말’은 언론이요,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고 진화된 이 말들이 인터넷상에서 글로 때로는 동영상이나 패러디물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현대판 ‘말(言)’로 탈바꿈돼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불특정다수를 향해 해적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 장관의 ‘회피 연아’ 사건은 바로 이러한 폐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먼저는 자기만의 가치관에 빠져서 사실을 왜곡해서도 안 되겠지만 누군가가 옳은 결정 혹은 힘든 결정을 내렸을 때에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