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울시가 마련한 이번 대토론회에는 주부·어린이·전문가·환경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시민 3000여명이 모여 미세먼지 정책 우선순위와 구체적 대안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시민들 토론회 투표 결과 ‘4대문 내 노후차량 진입 제한“
전문가 테이블에선 “산업분야 전반에 초점 맞추고 정책적 접근해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촛불집회’ 이후 광화문광장에는 서울시민 3000명이 다시 모였다. 서울시 등이 주최해 세계 최초로 대규모 시민이 참여한 ‘미세먼지’ 대토론회를 연 것이다. 대토론회에 모인 시민들이 내린 결론은 ‘4대문 내 노후차량 진입 제한’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결정을 적극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7일 오후 서울 도심 광화문광장에서 3000명의 시민·전문가·공무원 등이 2시간에 걸쳐 토론을 진행한 뒤 투표한 결과 참가자 79.3%가 이에 찬성해다. 이날 행사는 촛불집회 이후 광화문광장에 대규모로 시민들이 몰리게 한 첫 행사다. 또 야외에서 3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토론회를 연 것은 국내 최초로 알려졌다.

▲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는 주부·어린이·전문가·환경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시민 3000여명이 모여 미세먼지 정책 우선순위와 구체적 대안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 주요 안건 실시간 투표 집계 현황 ⓒ천지일보(뉴스천지)
▲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는 주부·어린이·전문가·환경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시민 3000여명이 모여 미세먼지 관련 토론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광화문광장에는 테이블 250여개가 마련됐고 테이블 당 10여명의 시민들과 전문가, 공무원 등이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결방안’ ‘도심 내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대응방안’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진행됐다.

주요 안건으로는 ‘차량 제한’ ‘도심 미세먼지 배출시설 점검’ ‘석탄화력발전소 중단’ ‘국가 간 다각적 기후 대화 채널 확보’ 등이다.

무대와 주변 스크린에는 3000명의 시민이 쏟아낸 의견이 실시간으로 집계됐다. 이 중 ‘차량 운행 제한과 친환경 이동수단 이용률 높이기’가 30% 이상으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이날 방송인 김재동씨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시민 발언들 중에서는 “서울시가 도로 확충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서울시 통행 차량들을 줄이고 노후차량 대책,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차 대체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유차보다 산업전반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의견들을 취합·정리하는 ‘토론 이끔이’ 정은영씨는 “우리 테이블에는 환경·자동차 관련 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많았다”면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서 경유차에 대한 문제보다 산업 전반에 포커스를 맞춰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 결과는 ‘도심 4대문 안 공행차량 운행 제한’을 두고 참가자 47.7%가 ‘매우 찬성’, 31.6%가 ‘찬성’이라고 답하면서 찬성 79.3%로 집계됐다. 또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시 차량 2부제 실시’는 찬성이 80.1%에 달했고, ‘봄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적 가동 중단’도 찬성이 88.9%에 이르렀다.

이번 토론회 결과는 노후 경유차 외에도 트럭, 버스와 일반 승용차까지 서울 중심부 내에 진입을 관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한 것이다.

▲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 박원순 시장이 광장 민주주의를 내세우며 그 첫 시작으로 미세먼지 해결을 제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박원순 시장 “광장 민주주의 시작… 미세먼지 해결부터”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시, 광장 민주주의’라는 문구를 스크린에 띄워놓고 “시민이 힘을 합쳐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대기 질 문제이며 맑은 공기를 가지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면서 “여러분의 열정을 목격하면서 이제 광장의 민주주의가 또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광장 민주주의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4대문 안에 차량 진입을 줄이도록 추진하며 이를 위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는 날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를 위해 예산이 하루에 36억원이 소요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외교적인 문제 등은 청와대와 정부 등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의견을 전달하는 등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학교에 공기청정기가 도입되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재동씨가 시민들의 의견 발표를 유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토론회 방식은 서울시가 토론회에 앞서 10∼25일 사전 신청자 1059명을 대상으로 시민 아이디어를 모집해 1272건의 아이디어를 접수해서 주요 안건을 투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야별로는 교통 분야가 2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민건강 179건, 제도개선 175건, 소통홍보 124건, 산업 108건, 외교적 해결 100건, 생활환경 84건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대토론회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제안 빈도수, 추진 가능성 등을 평가해 우수 아이디어 100개를 선정했다.

이렇게 선정된 아이디어는 ‘차량 2부제 ’4대문 안 차량 진입금지‘ ’통학버스 경유 차종 제한‘ 등 교통 분야, ’취약계층 마스크 지원‘ ’녹지 대폭 확충‘ ’공공장소 황사용 마스크 비치‘ 등 시민 건강 분야, ’중국과 한국 기업이 미세먼지 감축 공동 개발‘ ’충남과 수도권 공동대응 모색‘ 등 외부협력 분야 ’쿨 루프 시공 확대‘ 등 산업분야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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