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철폐 공동행동(만원행동)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 앞에 지난해 스크린도어 작업 도중 숨진 19살 김모군을 추모하는 국화를 헌화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청년·노동단체 구의역 1번 출구서 추모제 열어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지난해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도중 숨진 김모군(당시 19세)의 사망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청년·노동단체가 모였다.

이들 단체는 김군과 같은 희생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돈이나 이윤보다 안전과 생명이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학생행진, 알바노조, 청년유니온 등 노동계 시민단체와 청년단체들은 27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 출구 앞에서 ‘구의역 사고 1주기 추모 문화제-너를 기억해’를 개최했다.

김군과 함께 일했던 동료 박창수(29)씨는 추모 편지를 통해 “너의 숭고한 희생으로 온 국민이 PSD 노동자들을 알게 됐고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라며 “처음의 약속과 기대가 실망과 좌절로 바뀌어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포기하기는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너를 기억하고 있는 만큼 서울메트로 206명의 PSD 노동자들은 너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고 너의 못다 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의역 사고 진상조사단에 함께했던 윤지영 변호사는 “공공 영역에서 경영 효율화라는 미명하에 이윤 극대화와 비용 절감이 최우선의 목표였다”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했다는 게 구의역 사고에서 드러났다”며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청년이 모든 책임을 떠안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병윤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은 “서울시, 공사 등과 계속 협상해왔고 ‘안전업무직’이라는 무기 계약직이 도입되긴 했지만 임금, 근로조건 등에서 여러 차별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추모제에서 이윤과 효율성보다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생명안전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에서 “노동자가 일하는 현장에서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받아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 인권”이라며 “안전하게 살 수 있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는 법률로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회견을 마친 뒤 지난해 5월 28일 사고가 발생했던 9-4번 승강장 앞으로 이동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원하고 김군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국화꽃을 헌화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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