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장하기 위해 유가족과 46용사를 싣고 호위를 받으며 대전현충원 입구를 들어오고 있는 버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강수경 기자] “미칠 것 같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어. 내 아들 기훈아. 기훈아.”

고 남기훈 원사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절규다. 천안함 772호 46용사를 떠나보내는 유가족들은 안장식에서 심한 오열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29일 오후 4시 46용사는 절규하는 유가족들을 뒤로하고 대전현충원 사병제4묘역에 합동안장됐다. 오후 3시부터 1시간여 동안 개식사와 종교 행사 등을 진행하고 본격적인 안장식은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거행됐다.

이번 안장식은 대전현충원 건립 이후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장의위원장인 김성찬 해군참모총장과 유가족과 친지, 천안함 동료가 참여했다. 2함대 장병과 국방부·국가보훈처 등 정부부처 주요 인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또한 합참과 육·해·공군 관계자,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권한대행,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여했다.

유족들의 뜻에 따라 고 이창기 준위도 사병들과 함께 안장돼 사병제4묘역에는 46용사가 나란히 묻히게 됐다. 합동묘역 한가운데에는 ‘서해안 임무 수행 중 희생된 천안함 46용사가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는 내용의 지석이 세워졌다.

안장을 위해 영현·영정과 함께 합동묘역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고인을 마지막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오열했다.

고 이창기 준위의 어머니는 말조차 하지 못하고 오열해 부축을 받아야 했다. 고 안경환 상사의 어머니는 “가지마. 가지마. 꽃 한 송이도 제대로 못 사줬는데. 엄마가”라고 절규했다. 한 유가족은 망연자실한 친족에게 “오빠, 우리 막내 마지막 가는 모습이야. 꼭 봐야 해”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 슬픔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는 고 안경환 상사의 어머니.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안장식에서는 유가족 7~8명씩 차례대로 안장을 거행했다. 먼저 유가족이 영정을 들고 들어와 이름이 적힌 목비를 확인하고 영현을 하관했다. 이후 유가족들은 해·육·공군 의장대의 도움을 받아 허토(흙을 영현에 뿌림)하고 성분(흙을 떠서 묻고 묘역 모양을 만듦)함으로 안장을 마무리했다.

안장이 진행될 때마다 유가족들의 절규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한 유가족은 “미쳐버릴 것 같아. 아들아. 보고 싶어 미쳐버릴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유가족은 “아직 내 새끼 만져보지도 못했다”고 슬퍼했다.

애초 40여분 걸릴 것이라는 관계자의 예상과 달리 이날 행사는 2시간여 동안 지연됐다. 유가족들이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했고, 고 김선호 병장의 계급이 상병으로 잘못 표기돼 목비를 다시 만들어 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안장식에 참여한 시민들도 젊은 나이에 고인이 된 용사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전준섭(68, 남, 대전 탄방동) 씨는 안장이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합동묘역을 찾아왔다. 그는 “너무나 애석하게 생각한다. 나라를 지키다가 이렇게 됐고, 어린 자녀를 둔 사람도 있고 이렇게 놔두고 간다는 것이 애석하다”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와서 명복이라도 빌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 안장식에 참석한 유가족 및 내빈.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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