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목사

우리 민족은 옛부터 예의를 갖춘 동방예의지국으로, 홍익인간, 인내천 사상 그리고 이웃을 사촌이라 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는 나라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인사와 존경이라는 단어를 잃어버렸고 이웃사촌도 잃어버렸다. 그래서 지금 많은 어르신들이 이 나라는 희망이 없고 큰일났다고 걱정하고 있다.

원래 우리 민족은 이웃이 잘되면 내일처럼 기뻐하는 특별한 민족이었다. 전 세계에서 이웃을 사촌이라고 하는 유일한 민족이기도 하다. 형제 사이에 우애가 있고, 친척과 이웃들 사이에 정이 넘치는 민족이다.

언제나 말과 속담은 그 시대상을 반영한다. ‘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의 본래 의미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였다. 이 말은 사촌이 논을 사서 거름을 낼 때, 사촌형제의 고생을 보고만 있지 않고, 배가 아플 정도로 열심히 도와 준데서 생겨난 말이다.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말인가? 이것이 우리 민족의 진짜 모습이다.

나는 이 나라를 다시 이 속담의 모습처럼 만들고 싶다. 우리는 나와 직접 관련이 없는 김연아 선수가 동계올림픽에서 우승을 하고, 축구에서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으면 내일처럼 기뻐한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가까운 사람이 잘되면 축하해 주기보다는 샘내고 질투부터 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신약성서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을 읽으면서 큰 깨달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민족과 종교를 초월해서 역사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3가지 정신을 실천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항상 기뻐하라는 말에서 미소와 웃음을 생각해 냈고,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에서 인사와 대화를 생각해 냈다. 그리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에서 칭찬과 감사, 나눔을 생각했다.

‘항상 기뻐하는 사람’은 결코 인상 쓰지 않고 항상 밝은 미소를 짓는 사람이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했는데 기도는 호흡이요, 대화이다. 대화를 하려면 먼저 인사를 하게 된다. 그래서 쉬지 않고 기도하는 사람은 인사와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다.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은 불평하지 아니하고 사람을 칭찬하고 감사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시대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미인대칭 실천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5층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승강기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잠시 후 승강기가 멈추더니 문이 열리는데 서양 여성이 아주 밝은 미소로 인사를 하였다. 필자도 엉겁결에 인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앉아 있는데 꼭 쇠망치로 머리를 한 방 기습당한 충격이었다. 외국 여성이 처음 보는 타국 남성에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밝은 미소로 인사하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아침에 이렇게 인사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아마 여러 가지 이상한 추측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서양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인사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서양선진국 사람이라 할지라도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자처한 우리의 인사문화가 한참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그 때 어두운 한국인의 얼굴에 변화를 주지 않고서는 개인의 행복도 없고 이 나라의 미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월드컵을 앞두고 있었기에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새롭게 각인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한국의 첫 인상을 바꾸고 칭찬 문화를 뿌리 내리고 싶었다. 귀국 후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 강화와 살맛나는 친절한 나라, 행복한 국민을 위해 “미소로 인사하고 대화로 칭찬하자” “눈 맞으면 미소 짓고 마주보면 인사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00년 1월에 미인대칭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전국에 미인대칭을 전파했다.

특허청에 미인대칭 상표도 등록했다. 미인대칭실천은 생활 속에의 애국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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