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계명의 돌 판을 받는 모세, 샤갈, 1956, 석판화, 14×10㎝, 프랑스 니스.

 

임준택 관광영어통역안내사/목사 

 

유대인으로서 기독교로 개종한 화가 샤갈은 성경에 관한 그림을 샤갈 성서 메시지 박물관에 그려놓았는데 그중에서도 모세가 십계명의 석판을 받는 장면은 아주 많이 그렸다. 그만큼 그 장면에 대한 관심과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샤갈의 작품에는 많은 등장인물들과 소재들이 혼재하게 돼서 정신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마 그림 속에 여러 가지 이야기와 사상을 표현하려다 보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이 그림은 색상과 구조가 아주 단순화되어 기존의 그림들과 차별이 되고 편안하게 그 주제에만 집중하면 된다. 

①하나님은 육체가 아니므로 그릴 수 없어서 구름으로 가린 채로 손만 나타나있다. 하나님은 자주 구름 가운데 행하시게 되는데, 빽빽한 구름 가운데 나타나신다. 하나님께서는 혼자 오시지 않고 천천만만의 영들과 함께 행하시므로 구름은 영들을 상징한다. 마치 이 모습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아담 창조 장면에서 하나님께서 생기를 아담에게 넣어줄 때 손가락을 통해서 넣어준 것을 연상 시키는데, 여기서는 두 돌 판을 매개로해서 신의 손과 사람의 손이 만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하나님과 말씀을 통해서 만나게 된다. 

하나님을 만난 모세의 얼굴과 머리에서 광채가 나고 십계명이 새겨져있는 두 돌 판이 책을 펴놓은 것과 같이 그려져 있다. 이 십계의 돌 판은 두 번 만들게 되는데 첫 것은 금송아지 숭배함을 보고 깨뜨렸고 두 번째는 모세가 돌 판을 깎고 글은 하나님께서 써 주셨다. 그 돌 판은 항상 언약궤 속에 두어 보관해왔던 것인데 바벨론 포로 때 없어진 걸로 아직까지 소재파악이 안 되고 있다. 만약 발견이 된다면 기독교 역사상 최고의 발견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가장 궁금한 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써 주신 것인데 필체가 어떨지 사뭇 기대된다. 신이신 하나님의 필체는 과연 어떨 것인가? 사람의 그것과는 어떻게 다를까? 구약성경의 히브리어 원본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고 사본만 존재한다. 종이나 양피지 등에 기록하다 보니 필사하지 않으면 소실되거나 닳아버리기 때문에 선지자들이 쓴 원본은 우리가 볼 수 없다. 사해사본이 발견되기 전까지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사본은 9세기 이후의 것들이었는데 1947년에 베두인 목동이 쿰란동굴에서 사해사본을 발견한 것이다. 그 제작년도가 예수님 오시기 전 약 100년 전후로 추정이 된다고 알려졌다. 처음에는 이 사본들이 중고상에게 아주 저렴한 값에 팔렸고 그 후 히브리대학과 그리스 정교회에 팔리게 됐다가 나중에서야 이 가치를 알아보고 세상이 놀라게 됐다. 1954년 월스트리트 저널 하단 광고란에는 사해사본을 25만 달러에 판매한다는 글도 올라온 것을 보았는데 지금은 그 가치가 얼마나 될까? 십계명의 두 돌 판이 발견된다면 어떨까? 그러나 그 옛날 것을 찾는다 해도 십계명의 참 의미를 깨닫는 것이 천국 가는 데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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