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현대 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47)가 2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내한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테크놀로지와 현대무용이 만났다… ‘아토모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국 현대 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가 최신작 ‘아토모스(Atomos)’로 한국을 찾았다.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 LG아트센터에서 웨인 맥그리거의 ‘아토모스’ 공연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 웨인 맥그리거는 “서울에 오게 돼서 기쁘다. 지난 2005년 후 12년 만에 방문”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웨인 맥그리거가 연출·안무·무대디자인을 맡은 ‘아토모스’는 오는 26~27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더 이상 나눌 수 없다’는 의미의 그리스어인 ‘아토모스’는 ‘원자(atom)’라는 단어의 어원이 됐다고 알려졌다.

웨인 맥그리거는 “작품 ‘아토모스’는 2013년도 런던에서 초연 후 전 세계 공연되고 있다”며 “작품 안에는 ‘어 윙드 빅토리 포 더 설렌’의 음악이 들어갔는데 전자음과 어쿠스틱 악기의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다른 세상으로 가는 신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소개했다.

‘아토모스’는 관객들에게 3D 안경을 쓰고 공연을 보는 독특한 방식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공연 중반부터 무대 위에 등장하는 모니터 7대를 통해 영상 아티스트 래비 디프레스가 만든 강렬한 색감과 기하학적인 이미지의 3D 그래픽 영상이 나타난다. 영상과 어우러지는 무용수들의 세밀하고 유려한 움직임을 통해 소우주를 보는 듯한 새로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우리 신체를 원자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에서 작품이 출발했다. 가장 작으며 절대로 나눌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다가 만들게 됐다”며 “가장 작은 것이 큰 것으로 확장되는 것을 생각하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또 웨인 맥그리거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1980년대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1200개가 넘는 작은 요소로 분할시킨 뒤 이를 재해석한 요소에서 감정을 끌어냈다”며 “실제 10명의 무용수가 있고 1명의 인공지능(AI)을 갖춘 가상의 댄서가 참여한다. 인간의 몸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고, 다른 몸과 상호작용하는 지를 이해하고 분석했고, 이를 작품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평소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웨인 맥그리거는 “뇌와 몸의 움직임 간의 관계를 연구해왔다”며 “뇌 속에서 고정된 사고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몸으로 표출될 경우 빠르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표현되고 그렇기 때문에 기묘한 안무가 나온다. 이를 활용해 새로운 안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금은 모든 분야 간 경계가 흐려진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나다운 방향으로 어떻게 구현해 나가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AI라는 인공지능이 논쟁거리가 된다는 측면에서 윤리적인 측면을 이야기할 수 있다”며 “예술가로서 이런 부분들은 쟁점화 시키고 과학과 실생활 사이에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테크놀로지라는 게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웨인 맥그리거는 과학과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예술세계를 개척해온 안무가로, 1992년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한 후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작품을 발표해왔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영국 로열 발레단(The Royal Ballet)의 상주안무가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파리 오페라 발레(Paris Opera Bellet), 볼쇼이 발레(Bolshoi Ballet), 뉴욕 시티 발레(New York City Ballet), 네델란드 댄스 씨어터(NederlandsDans Theater) 등 세계 정상의 무용단들을 위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또한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레전드오브 타잔’ ‘신비한 동물사전’ 등의 움직임을 연출하고, 록 밴드 ‘라디오헤드’와 일렉트로닉 뮤지션 ‘케미컬브라더스’의 뮤직 비디오 안무를 맡았다.

웨인 맥그리거는 풍부한 예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무용의 외연을 전 방위로 확장시키고 있다. 그가 설립한 ‘웨인 맥그리거 스튜디오(Wayne Mcgregor Studio)’는 무용수들뿐 아니라 작가, 과학자, 음악가, 비주얼 아티스트,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총체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등 영국 예술계에서 혁신과 융합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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