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속하고 공정한 의료감정 분쟁 해결방안 (출처: 금융감독원) ⓒ천지일보(뉴스천지)

모호한 장해판정 기준에 발생
의료현실 반영 못한 것 원인
그간 보장받지 못한 기준 추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장해진단 시 모호한 판정 기준으로 인해 생기는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간 분쟁을 해소하고자 금융감독원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장해진단 등 의료사건과 관련해 보험사는 의료기관의 전문의에 의료심의, 장해평가 등을 위해 자문을 의뢰함으로써 그 소견을 토대로 보험금 지급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간 이견이 발생할 경우에는 제3의료기관 자문을 실시하는데, 상호신뢰 부족 등으로 의료감정 분쟁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장해판정기준이 의료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때문에 분쟁이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해 금감원은 제3의료기관 자문절차 설명의무화, 보험사 의료자문현황 공시 등의 제도개선과 장해분류 및 판정기준 개선과 용어 순화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이번 제도개선 추진은 보험회사가 자문의 소견만을 가지고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불합리한 관행을 차단함으로써 보험계약자의 권익을 제고하고 의료감정 분쟁의 효율적 해결을 위해서다.

현재 보험계약자는 피보험자의 사망, 장해 등으로 인한 보험사고시 의료법에서 정한 병원 등에서 발급하는 진단서를 첨부해 보험금을 청구한다. 보험사는 이 청구건이 지급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자문의를 통해 의료자문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의견이 상이할 경우 계약자는 분쟁을 제기하거나 제3의료기관 자문 및 소송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실정이다.

계약자들이 주로 불만을 제기하는 사항은 보험사가 자문의 정보 또는 자문내용을 알려주지 않거나 제3의료기관 자문절차에 대한 안내 및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분쟁관련 당사자들이 협의를 통한 제3의료기관 선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결과도 잘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문제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의료감정과 관련해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건수가 총 2112건으로 2013년 이후 해마다 증가세다.

이에 신속하고 공정한 의료감정 분쟁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금감원은 의료분쟁의 자율조정 절차 개선과 보험사의 의료자문 현황을 공시하는 ‘정보제공 확대’,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의료자문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자문절차 신설’, 의료분쟁전문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심사강화’ 등의 개선방안을 내놨다.

현행 보험약관에서는 의료감정 관련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 간 이견이 있는 경우 제3의료기관 자문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일부 보험회사는 이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 없이 자문의사의 소견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불합리한 관행이 상존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설명을 의무화하고 자문병원 및 자문내용을 보험계약자에게 제공하는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제3의료기관 선정 시 보험계약자는 보험사의 자문 현황을 알지 못해 보험사와 관련 없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병원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향후에는 보험사별로 의료자문을 받은 병원명부터 전공과목, 자문횟수 등이 금감원 홈페이지에 일괄 공개된다. 아울러 제3의료기관 선정 시 합의가 안되거나 신청인이 금감원에 조정요청을 하는 경우 전문 의학회 등을 통해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절차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의료감정 등과 관련된 분쟁이 더욱 복잡하고 전문화됨에 따라 분쟁조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충분한 심의가 이뤄지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의료분쟁전문소위원회를 신설하고 새로운 의학적 분쟁 건 등에 대해서는 동 소위원회를 통해 심층검토 후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현행 표준약관상 장해분류표는 2005년에 개정된 이후 10년 이상 변경 없이 사용 중인데, 의료자문 결과 등을 참고해 그간 보장받지 못한 장해상태를 금감원은 추가하기로 했다. 또 주요 분쟁발생 사례 등을 중심으로 장해판정기준 등을 명확히 해서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의학용어 및 전문용어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을 넣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관련 기관과 협의해 세부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2분기에서 4분기 동안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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