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어려울 때일수록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교황청 특사단이 남북한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지지를 요구하자 이같이 밝혔다.

24일(현지시간) 김희중(70) 한국천주교주교회의장 겸 광주대교구장(대주교)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직후 교황과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대주교는 “새롭게 시작하는 대통령이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축복해주시고,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청했다.

이에 교황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무력이 아닌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남북이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반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가톨릭에서 기도할 때 사용하는 성물인 ‘묵주’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해달라며 김 대주교에게 건넸다. 김 대주교는 “교황이 묵주를 문 대통령에게 꼭 전해달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하셨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교황에게 “문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에 교황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대선 과정 및 결과를 보도하면서 인권 변호사 출신 겸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을 비중 있게 보도한 바 있다.

전날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면담한 김 대주교는 한국의 새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사회적 약자와 아픈 사람들을 배려하고 가까이하는 분으로, 많은 국민이 새 희망을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교황에게 보낸 친서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한국 방문 시 낮은 자세로 소외된 사람들과 약자들을 위로하고 성원한 데 감사하고, 남북평화와 화해를 위한 새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기도와 지지를 부탁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힌 바 있다.

김 대주교와 성염 전 교황청 대사로 구성된 교황청 특사단은 귀국 당일인 오는 26일 교황의 처소인 산타마르타에서 다시 한번 교황을 따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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