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前)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은 23일 오전 시민들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침부터 봉하마을에 인파 몰려

[천지일보 김해=이선미 기자] 노무현 전(前)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전국에서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은 가족의 손을 잡고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생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노 전 대통령은 이곳 생가에서 1975년까지 살았다. 이날 봉화산 앞쪽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 묘역’ 헌화대에는 하얀색 국화가 놓여 있었다.

참배객은 각각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묘역 헌화대에 놓은 뒤 분향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로 이동해 묵념을 하거나 절을 했다. 또 노 전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며 기념사진을 찍거나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에서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된 ‘바보 대통령’ 추모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딸아이의 손을 잡고 부인과 함께 온 이종권(50)씨는 “부천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해 추도식을 보러 왔다”며 “(노 전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당선됐으니 너무 기쁜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또 “오늘은 시작도 즐겁고 문 대통령이 국민을 훌륭하게 이끌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창원에 사는 심진호(65)씨는 “답답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러 자주 오는 편”이라며 “이곳에 오면 기분이 차분해진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생가 앞에는 가녀린 노란 국화가 바람에 하늘거렸다. 이곳은 어딜 가나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봉사자가 입은 노란 조끼에는 ‘바보들의 행복한 동행’이라는 글귀가 또렷했다.

경주에서 온 손모(28)씨는 “9년 전 제 형편이 너무 어렵고 어려운 일을 격고 있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도 관심이 없었고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그래서 노 전 대통령에게 더욱 미안함이 크다”고 울먹였다. 노 전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던 남수현(58)씨는 국화 두 송이를 들고 있었다. 남씨는 “부인과 함께 왔다. 추도식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전직 대통령에게 헌화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나오는 것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기다렸다. 문 대통령이 도착하자 사람들의 함성과 인파에 묻힌 문 대통령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이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과 생태문화공원 잔디밭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이 거행되면서 주위는 숙연해졌다.

이번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최대 규모로 거행됐다. 이날 하루 봉하마을 찾은 추모객은 예년의 3배인 3만명에 달한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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