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교황에 한반도 평화·화해 깃들길 기도해달라”
“文대통령, 교황에 한반도 평화·화해 깃들길 기도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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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뉴시스)

교황청특사 김희중 대주교, 대통령 친서 전달예정
“교황청, 국익 무관하게 북핵문제 조율 유일한 곳”
교황에 손 내민 文대통령 ‘남북 화해’ 물꼬 트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특사인 김희중(70)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광주대교구장 대주교)이 북핵 위기 해결과 남북 화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교황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다.

문 대통령 친서를 가지고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한 김희중 대주교는 23일(한국시간) 바티칸에서 교황청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특사 활동을 시작한다.

김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그는 일부 언론이 전한 남북정상회담 중재요청 건에 “친서에 남북정상회담 등의 중재와 같은 구체적인 언급은 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 특사로 파견한 김희중 대주교에게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중재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들려 보냈다는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하는 친서에 “2014년 8월 교황의 방한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가 깃들도록 교황이 기도해주길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도 이 같은 내용이 문 대통령의 친서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황이 2014년 방한 시 낮은 자세로 소외된 사람들과 약자들을 위로하고 성원한 것에 감사를 나타내고, 남북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새 정부의 앞으로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교황청에 남북화해 가교역할 기대

김 대주교는 “교황청은 국익에 민감한 여느 나라와는 달리 국익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보편적인 정의, 세계 평화라는 대의에 따라 북핵 위기 해법을 조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의 교황청 특사 파견과 관련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도덕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교황청만 한 곳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청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외교력이 훨씬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2014년 12월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과정 당시 명분을 중시하는 미국과 실리를 추구하는 쿠바 사이에서 교황청이 외교력을 발휘하면서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 양국의 화해를 막후 조율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 평화협정 타결에도 갈등 세력 간의 관계 정상화와 화해에 기여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는 한반도 상황에서 정부는 남북 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교황청의 외교 관례상 특사단과 교황의 구체적인 회동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 대주교와 성염 전 바티칸 대사로 구성된 특사단은 우선 23일 국무원장 파롤린 추기경과 면담한 후 교황과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교황은 24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예정하고 있다. 특사단과 교황과의 만남은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은 교황과 면담에 앞서 교황청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파롤린 추기경을 만나 북핵 위기를 슬기롭게 풀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교황청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며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집트 방문 일정을 마친 교황은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북한과 미국의 갈등 속에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점을 이야기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교황은 “북한의 미사일 문제는 1년 넘도록 일어나고 있지만, 이제는 상황이 지나치게 고조된(too hot) 것 같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또한 교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제3국과 유엔(UN)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교황청은 1948년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직후 전 세계에서 첫 번째로 대한민국을 승인했다. 한국과 교황청은 1963년에 공식 수교를 맺었고, 1966년에는 서울 종로구 궁정동에 주한 교황청대사관이, 1974년에는 바티칸에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이 개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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