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6월 서울 중구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을지로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오른쪽). 같은 날 대한문광장을 찾은 시민이 동성애축제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7월 중순 퀴어축제, 개최는 미지수
보수개신교 6월초 대규모 반대집회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월 초 예정이었던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Queer)문화축제’가 7월로 연기된 가운데 ‘동성애’ 찬반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퀴어축제 연기 이유는 친박단체인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탄무국)’가 서울광장을 ‘불법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최근 제18회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측에 ‘서울광장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퀴어축제조직위는 7월 15일 퀴어퍼레이드를 위해 서울시에 ‘서울광장 이용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보수성향의 개신교계 단체들의 반발 움직임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한국교회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설교문 형식의 입장을 냈다.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한동협)도 오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대규모 동성애 반대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한동협은 동성애 반대 집회인 ‘제1회 생명·가정·효 세계대회’를 서울 여의도 국회와 서울역 광장 등지에서 개최한다.

힌동협 측은 “몇몇 국가들은 동성결혼 합법화가 인권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인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준비위원장 유충국 목사(대신부총회장)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가정 해체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동성애”라며 “동성애는 하나님의 말씀에 역행할 뿐 아니라 가정과 나라를 파괴한다. 한국사회가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개신교계 보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교회언론회는 19일 동성애 관련 설교문 ‘주님의 교회와 조국을 위하여’를 배포했다. 이들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우리의 조국과 우리 사회를 향한 도전”이라며 동성애를 지목했다.

특히 “젠더 이데올로기로 세상의 기존의 가치, 인류가 지켜 온 인간다운 가치를 무너뜨리려는 이 같은 위험이, 가까이 그리고 두렵게 다가오는 것을, 깨어있는 파수꾼들은 알아야 한다”면서 “이를 경계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언론회는 정치권을 향해서도 “시도교육감이나 일부 정당들이 명백한 동성애 옹호 정책을 펴고 있는데 그 지향점은 68혁명의 주도자들이 정치적인 목적을 지향점으로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지적한 68혁명은 1968년도에 프랑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교회언론회는 당시 기존의 도덕적, 윤리적 가치관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개신교 교단협의체인 한국교연합은 대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동성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교연은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바른 정치를 펴주길 기대한다”면서 “대선과정에서 국민과 약속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특별히 대통령 후보시절 기독교계에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해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힌 입장과 소신이 흔들림 없이 국정 수행과정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진보성향의 교단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해 동성결혼 합법화를 주장하는 김조광수 감독과의 간담회를 마련한 바 있으며, 동성애 반대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일부 교회들은 성적소수자들의 권리와 인권 향상을 위한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불교는 차별금지법 추진… 천주교 “차별 반대”

찬반 입장이 뚜렷한 개신교계와는 달리 불교는 동성애자 차별 금지 등이 들어간 ‘차별금지법’ 입법 추진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인 일감스님은 최근 “이 세상 어떤 생명도 형태나 성향에 따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성적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받지 않고 균등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주교는 기본적으로 동성애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인권문제에대해선 보수 개신교계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 측은 “기독교 교리 상으로는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침에 따라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은 안 된다는 게 공식입장”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해 4월 ‘사랑의 기쁨’이라는 글을 통해 “동성애자의 결합을 일반 결혼과 유사하게 보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신의 계획에 따라 이뤄진 일반 결혼과 어떠한 유사점도 없고 이를 받아들일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교황은 “성적 취향에 근거한 부당한 차별 등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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