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 ⓒ천지일보(뉴스천지)DB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씨가 법정에서 박근혜(65)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자신을 ‘개인집사’에 빗대는 등 여전한 충성심을 보였다.

최씨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자신의 직권남용·강요 혐의 재판 피고인 신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학시절 자연보호 활동을 하면서 처음 만났고 큰 존경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을 20대 때 처음 봤는데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굉장한 고통 속에 계셨다”며 “저렇게 연약한 분이 퍼스트레이디를 하며 아버님을 보좌할 수 있을까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팝 가수를 좋아하는 것처럼 애정관계가 제 마음 속에 성립됐다”며 “정말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어떤 존재로 인식했는가”라는 변호인 질문에 “제가 사심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배신이 만연한 사회에서 다들 등 돌리고 있는데 저 혼자 남아있을 때 따뜻함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픈 상처가 많았고, 저는 좋은 시절보다는 그런 아픈 시절을 같이 했다”며 “가장 후회하는 건 대통령이 되신 후 저희가 떠났어야 했는데, 제 마음에 보이지 않는 신의가 있어서 그러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최씨는 “그래서 박 전 대통령의 개인집사 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에 “지금 보면 그렇다고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은 가슴 아픈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남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부분도 많았다”며 “갱년기 같은 여자만의 아픔 등이 노출되는 걸 꺼렸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이날도 검찰 수사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최씨는 “(국정농단 의혹에) 연루된 것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박 전 대통령은 그런 것에 결벽증이 심해 동생들을 청와대에 부리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영태(41)씨의 기획에 의해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일어났다는 기존의 주장도 이어갔다. 최씨는 “고씨에게 이용당한 것을 후회한다”며 “고씨가 검사와 기획 폭로를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조사에서) 처음부터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제가 공모해 사익을 추구했다고 자백하라고 하는 등 몰고 갔다”며 “대한민국 검찰이 정말 개혁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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