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CJ제일제당의 통합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 입구. ⓒ천지일보(뉴스천지)

‘2030 월드베스트CJ’ 비전 발표
물류·바이오·문화 인수합병 박차
올해 5조 2020년까지 36조 투자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4년 만에 수장의 자리로 귀환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경영 복귀를 가시화했다. 이 회장이 7년 만에 새로운 미래를 그리면서 그간 막혀있던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7일 이 회장은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CJ제일제당의 통합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해 ‘2030 월드베스트(WorldBest)CJ’ 비전을 선포했다. 오랜 공백 끝에 300여명의 임직원 앞에 선 회장은 회사의 어려운 시기 자리를 비운 데 대한 미안함을 전하며 7년 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2020년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는 그레이트(Great)CJ 달성을 넘어 2030년에는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베스트CJ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온리원 콘퍼런스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CJ를 공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31조원에 그쳤다.

이 회장은 이런 실적부진에 대해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갈 제가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글로벌 사업도 부진했다.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성장동력을 확보, 미완의 사업들을 본 궤도에 올려놓겠다. 이를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그간 막혀있던 투자를 본격 가동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CJ의 투자비용은 2012년 2조 9000억원에서 2013년 2조 5600억원으로 줄었고 이 회장이 수감생활로 자리를 비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2조원을 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주춤했던 사업을 정상화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올해 5조원 투자를 비롯해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투자는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이 증가한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 CJ CGV를 중심으로 물류·바이오·문화콘텐츠 등의 인수합병(M&A)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J는 지난해에도 식품·바이오, 물류, 영화관 등 분야에서 10여건의 매물을 인수했고 올해도 인도 1위 물류업체 ‘다슬’과 아랍에미리트 물류기업 ‘이브라콤’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이재현 회장은 “월드베스트CJ 달성은 우리 CJ가 반드시 이뤄야 할 시대적 소명이자 책무이며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진정한 사업보국의 길이 될 것”이라며 “우리 함께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CJ, 국민들이 자랑으로 생각하는 CJ, 전세계인들이 인정하는 CJ를 만들어 가자”고 독려했다.

식품회사에서 문화기업으로 그룹을 성장시키며 숨 가쁘게 달려온 이재현 회장은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CJ의 콘텐츠,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의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며 “CJ그룹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할 때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선대회장님(이병철)과 저의 사업보국 철학도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공식 복귀 무대로 선택한 온리원 콘퍼런스는 전년도 높은 성과를 거둔 임직원을 시상하는 그룹 차원 행사로 2005년부터 매년 이 회장이 주관해 오다가 2013년 행사를 끝으로 열리지 못했다. 올해는 CJ제일제당 통합 연구개발(R&D)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 개관식을 겸해 개최됐다.

한편 지난 2013년 7월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8월 15일 특별사면을 받은 이재현 CJ 회장은 이후 건강상의 문제와 국정농단 수사, 금고지기 논란 등이 일면서 즉시 복귀하지 못했다. 지난 3월 초에는 신병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가 이날 행사를 통해 경영에 복귀했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개관식에 참석해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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