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립생물자원관, 저어세 국내 첫 유전자 검사 시행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국내에서 번식하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저어새가 유전적으로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2015년 1월부터 2년 동안 국내에 번식 중인 저어새의 집단 간 유전자 다양성을 연구한 결과 유전적 건강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저어새는 전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주걱 모양의 길고 검은 부리가 특징인 조류이다. 현재 우리나라·러시아·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3900여 마리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체 번식 개체군의 90% 이상이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 섬에서 번식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매도·수하암·남동유수지·구지도 등 인천 연안, 전남 영광 칠산도 등 5곳의 저어새 번식 집단을 대상으로 유전적 다양성 수준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5곳의 번식지에서 확보한 총 63개의 유전자 시료를 대상으로 저어새 고유의 유전자 표지 10개를 분석한 후 국내에서 서식하는 저어새 집단 간 유전자 다양성 수준을 비교했다.

그 결과 5곳의 번식 집단 별로 고유의 유전구조를 형성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구조는 유전자형이 유사한 유형끼리 하나의 그룹으로 묶이는 현상으로 별개의 그룹으로 묶일수록 집단 간 유전적 분화가 있다는 의미다.

국내 번식 집단의 평균 ‘유전자 다양성 지수’(He)가 0.6 이상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다양성 지수는 특정한 유전자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형을 차지하는 빈도를 의미한다. 평균 값이 0.5 이상인 경우 유전자 다양성이 높은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볼 때 저어새 번식 집단 간 자유롭게 유전자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향후 저어새의 종을 복원할 때 국내 번식하는 저어새 개체들을 하나의 보전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번식지 중 한 곳인 수하암에서 저어새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노랑부리저어새의 잡종 유전자형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인천 수하암에서 확보한 알껍질 2개에서 동물의 모계 유전자로 알려진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의 잡종 유전자형을 밝혀냈다. 이는 계절적으로 격리돼 있는 여름철새인 수컷 저어새와 겨울철새인 암컷 노랑부리저어새가 교배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2종의 순수 혈통 보전을 위해 국내 번식지 내 잡종에 대한 추가적인 유전자 분석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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