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미·중·일·러 ·유럽연합 주요국 특사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 위해 인왕실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러시아특사, 문희상 일본특사, 문 대통령, 홍석현 미국특사, 이해찬 중국특사. (출처: 연합뉴스)

취임식부터 간소화로 차별화
걸어서 비서동 집무실로 출근
1~4호 파격 업무 지시 ‘눈길’
한국당 “일방 지시·독주 연속”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로 취임 일주일을 맞았다. 취임과 동시에 요직 인선 등 국정 준비로 숨가쁘게 달려온 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문 대통령의 행보는 우선 취임식부터 남달랐다. 지난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식은 5부 요인과 국회의원, 국무위원, 군 지휘관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매우 간소하게 치러졌다. 이른바 ‘격식 파괴’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식을 간소화한 것은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의 취임’이란 긴급 상황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격식이나 절차보다 국정 해결을 우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임 정부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3년 국회 앞 잔디마당에서 수만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 때는 31억원이 국고에서 나갔다.

문 대통령의 파격 소통 행보 역시 박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입주 준비가 끝나기 전인 13일까지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에서 출퇴근하면서 주민들과 셀카를 찍는 등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청와대로 입주한 뒤인 15일엔 관저에서 집무실이 있는 여민관까지 9분간 도보로 첫 출근을 했다. 문 대통령이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 본관이나 관저 집무실 대신 비서동인 여민관을 집무실로 선택한 것은 참모진과 긴밀히 호흡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또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식판에 담긴 3000원짜리 밥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책 행보 역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취임 직후 1호 지시로 ‘일자리 상황 점검 및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한 데 이어 12일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과 박근혜 정부에서 논란이 됐던 역사 국정교과서 폐지를 2호 지시로 명했다. 스승의 날인 15일엔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응책으로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과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 인정 절차를 각각 3호와 4호 지시로 발표했다.

문 대통령의 차별화 행보는 인선에도 투영됐다. 통상 검찰 출신 인사를 기용했던 민정수석 자리에 검찰 출신이 아닌 조국 교수를 임명한 것은 검찰 개혁의 의지를 강하게 담은 인선으로 풀이된다. 또한 취임 첫날 호남 출신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고, 친문(친문재인)이 아닌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임명했다. 경선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박수현 전 의원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한 점도 계파의 벽을 넘은 인선으로 평가할 만하다. 문재인표 대통합·대탕평 원칙 실현의 기초를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1주일간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은 유감스럽게도 일방적 지시와 독주의 연속이었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에 불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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